사회
'태극궁사' 김우진 나온 초등학교 양궁부, 학생 감소로 운영 빨간불
입력 2024-08-10 15:41  | 수정 2024-08-10 15:47
남자 선수 처음으로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 사진=연합뉴스
옥천 이원초교 전교생 33명
양구부 9명…5명은 후보 선수
옥천군, 이원초~이원중 양궁 붐 조성 계획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을 배출한 충북 옥천 이원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양궁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옥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1980년 창단된 이 학교 양궁부는 김우진과 아테네(2004년)·베이징(2008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박경모(공주시청 플레잉감독)가 처음 활시위를 잡은 곳입니다.

박경모는 이 학교 67회(1988년), 김우진은 84회(2005년) 졸업생입니다.

인구 3천 명에 불과한 옥천군 이원면에 위치한 이 학교가 국내 최고의 양궁 명문이 된 배경에는 초등∼중학교를 연계한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이 있습니다.


2·3학년 때 일찌감치 후보 선수를 모집해 집중력과 근성 있는 꿈나무를 발굴한 뒤 바로 옆 이원중학교와 훈련장을 공유하면서 5년 넘게 연계 프로그램에 맞춘 집중훈련을 하는 겁니다.

양궁부 코치 최성하(32)씨는 "초등∼중학교를 잇는 훈련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어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이 학교 전교생이 33명으로 줄면서 양궁부 운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현재 양궁부원은 9명이지만, 이 중 5명은 지난 6월 선발된 후보 선수입니다.

올해 신입생이 3명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몇 해 뒤면 후보 선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중학교 양궁부 역시 학년별로 1명씩만 남아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최 코치는 "중학교의 경우 간신히 단체전 엔트리(3명)를 채워 경기에 나가지만 한 사람이라도 불참하면 출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무엇보다도 얇아진 선수층 확보가 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다 못한 학교 측은 작년부터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궁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과녁 앞에 서서 활시위를 당기거나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서 양궁에 매력을 느끼게 해 전학까지 유도하려는 전략입니다.

배안식(58) 교장은 "체험학습 등을 통해 최근 6학년 전학생 2명을 받았지만, 입학생이 너무 가파르게 줄고 있어 걱정"이라며 "몇 해 전 모교를 방문한 김우진 선수도 양궁부 명맥이 끊길 것을 우려했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청주 환영식 참석한 김우진./사진=연합뉴스

옥천군은 김우진의 올림픽 3관왕을 계기로 이원초~이원중학교 중심의 양궁 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그 일환으로 김우진 고향(이원면 미동리)을 지나는 이원면 사거리~밤티재 구간을 '김우진 로(路)'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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