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땅에서 망치소리?'…아르헨서 은행털이용 220m 땅굴 발견
입력 2024-08-10 10:50  | 수정 2024-08-10 10:50
220m 길이에 달하는 은행 금고 털이용 땅굴 모습/사진=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은행 금고 털이를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220m 땅굴이 중산층 거주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9일(이하 현지시간) 일간 클라린,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산이시드로시 마크로 은행 앞에 주차하려던 배달 직원은 땅 위로 솟아 나온 금속 막대기를 발견해 차량을 다시 주차해야 했습니다.

이때, 땅 밑에서 망치를 두드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차도에 금속 막대기가 삐져나와 있는 모습과 땅 속에서 들리는 소리에 이상함을 감지한 이 직원은 즉시 마크로 은행 보안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습니다. 은행 측은 하루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산이시드로 시청에 연락해 혹시 땅 밑에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지 문의했지만, 그런 일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청 직원들은 금속 막대기가 움직였다는 얘기에 땅 밑을 파기 시작했고, 이후 경찰, 수도공사, 민방위 직원과 포크레인까지 동원하는 큰 공사가 되었습니다.


중간에 수도관까지 터지는 우여곡절 끝에 지하 4m 깊이에서 220m 길이의 땅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땅굴은 마크로 은행 금고로부터 불과 수 m를 남겨둔 지점까지 파여 있었습니다.

이 땅굴은 마크로 은행에서 수백m 떨어진 문 닫힌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파기 시작한 것이며, 2023년 11월에 해당 정비공장을 빌린 사람들이 1년 치 월세를 선지급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전했습니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이들이 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목표는 마크로 은행의 개인 금고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길가의 금속 막대기는 어디까지 땅굴을 판 것인지 확인차 사용된 것이며, 이들은 이번 주말을 D-Day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현지 TN 방송에 출연한 엔지니어는 "전기 및 공기 순환 시스템까지 마련된 정말 전문가들이 한 작업"이라면서 "이렇게 깔끔하게 일하다니 정말 내가 고용하고 싶을 정도"라며 정교하게 만들어진 땅굴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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