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XY 염색체' 논란 알제리 복서 "괴롭힘 자제해 달라"
입력 2024-08-05 21:16  | 수정 2024-08-05 21:19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복싱 여자 66kg급 8강전에서 상대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 사진 = AP
일반적으로 남성의 특성으로 여겨지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자신에 대한 혐오 발언을 중단해 달라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마네 칼리프 선수는 현지 시간 4일 AP통신의 스포츠 영상 파트너 SN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올림픽 원칙과 올림픽 헌장을 지키고 모든 선수를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며 "괴롭힘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괴롭힘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칼리프는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와 맞붙었습니다. 이날 카리니는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 당하고 눈물을 흘리며 링을 떠난 겁니다.

두 사람의 경기를 앞두고는 이탈리아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까지 나섰습니다.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한 겁니다.

칼리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처분 받은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면서 국제복싱협회로부터 실격 처분 받으며 여자 복싱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칼리프와 함께 대만의 린위팅도 같은 이유로 실격 처분을 받았습니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염색체 만으로 성별을 규정할 수 없다면서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고,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46초 만에 승리한 칼리프의 경기에 이어 린위팅의 경기 이후에도 성별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린위팅 선수가 복싱 여사 57kg급 8강전에서 불가리아 선수를 상대로 승리했다 / 사진 = AP


린위팅은 복싱 여자 57kg급 8강전에서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와 맞붙었는데, 스타네바가 패배한 후 두 검지 손가락을 머리 위로 교차시켜 'X'자를 그렸습니다. 이를 두고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는 여성을 뜻하는 'XX염색체'를 표현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칼리프는 8강전에서 헝가리의 허모리를 이기고, 린위팅도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두 사람 모두 동메달을 확보하면서 성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