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진료는 의사에게]겨울보다 무더운 여름철이 더 위험한 뇌졸중
입력 2024-08-04 11:10 
사진 = 온종합병원 제공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철 뇌경색 등 뇌졸중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름철에도 이에 못지않습니다.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부산 온종합병원에 뇌출혈과 뇌경색 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수는 150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3개월간 같은 질병으로 입원한 79명에 비해 절반 정도 여름철이 더 많았습니다.

여름철에는 체온 상승으로 인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고,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뇌 세포에 혈액 공급이 잘 안 됩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데, 이는 혈액 점도를 증가시키고 혈전 형성 위험과 함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또 실내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기온이 높은 바깥으로 나갈 때,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혈관이 수축함으로써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뉩니다.

뇌경색 위험 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은 뇌의 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 목 부분에 있는 경동맥, 척추-기저동맥부터 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지름의 동맥까지 어떤 혈관이든 막힐 수 있습니다.

혈관이 막히면 산소공급이 안 돼 뇌가 괴사하면서 지속적인 증상이 남습니다.

혈전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는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이 있습니다.

뇌출혈,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한쪽 팔다리 마비 등 증상

뇌출혈(cerebral hemorrhage)은 협착된 뇌혈관이 터져 뇌 안에 출혈이 생기는 질환으로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며, 뇌동맥류, 뇌종양, 혈관 기형 등도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경색의 증상은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이 가장 흔하며, 언어장애, 어지러움, 두통, 복시, 시야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뇌경색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병하면 골든타임을 요하므로 뇌졸중은 예방이 최선입니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습관 등이 필요합니다.

기저질환자 무더운 여름철을 주의…경동맥 CT검사로 협착 여부 진단


부산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뇌졸중의 고위험요인인 기저질환자는 특히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나려면 미리 경동맥 CT 검사와 뇌혈관 CT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경동맥 CT 검사는 목에 있는 경동맥을 CT(컴퓨터 단층촬영)로 촬영해 경동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경동맥의 협착 여부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전에 뇌경색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배효진 과장(신경과전문의)은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이며,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 통계를 봐도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 질환은 사망 원인 중 4위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기준으로 61만여 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70대가 가장 많고, 60대, 80대 이상, 5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초 고령화 사회로 치닫는 우리나라로서는 뇌졸중 대책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 안진우기자 tgar1@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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