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 수행중 뇌출혈로 쓰러진 외교부 간부, 결국 면직
입력 2024-08-02 18:05  | 수정 2024-08-02 18:46
외교부 청사 / 사진=연합뉴스
김은영 전 국장, 휴직 기간 만료로 병상에서 외교부 떠나
윤 대통령 위로금·위로전…직원들 모금 진행

5년 전 대통령의 정상회의 일정을 수행하다 뇌출혈로 쓰러졌던 외교부 간부가 결국 병상에서 외교부를 떠나게 됐습니다.

오늘(2일) 외교부에 따르면 그동안 질병 휴직 중이던 김은영 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 국장에 대한 면직 절차가 마무리됐습니다.

김 전 국장은 2018년 1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싱가포르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을 수행하다 쓰러졌습니다. 당시 김 전 국장은 관련 실무를 총괄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저를 수행해 온 외교부 남아태 김은영 국장이 뇌출혈로 보이는 증세로 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의식이 없다"면서 "과로로 보인다. 매우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전 국장은 휴직하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직무에 복귀할 만큼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지난 1월 말 휴직 기간이 만료하면서 면직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 기간은 3년 이내로 하되, 의학적 소견 등을 고려해 2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외교부는 그동안 '복직 후 병가'나 '명예퇴직'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했으나 현행법상 면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명예퇴직은 본인이 의사를 표명해 신청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가 거기에 이르지 못해 법률적 검토를 거쳐 판단했다"며 명예퇴직과 면직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김 전 국장은 현재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국장은 2018년 '공무상요양 승인'을 받아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의료비(공무상 요양비) 상당 부분과 간병비를 지원받아왔습니다.

면직 이후에는 일부 감액된 간병비와 장해연금이 지원될 예정으로, 면직 이전과 지원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만큼 치료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전 국장 가족에게 위로전과 위로금을 전달했습니다. 그의 남편은 외교부 입부 동기로 현재 유럽 지역 대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외교부에서는 김 전 국장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되고 응원메시지 게시판도 운영됐습니다. 조태열 장관과 김홍균 1차관, 강인선 2차관이 김 국장이 치료받는 병원을 찾아 위로의 뜻을 전한 바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