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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 흔들릴 때 도경동 투입…5-0 승에 소름이"
입력 2024-08-01 07:32  | 수정 2024-08-01 07:33
한국 펜싱 원우영 코치. / 사진 = 연합뉴스
"소름이 돋았어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펜싱 원우영 코치가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배출한 뒤 밝힌 소감입니다.


현지시각 31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로써 원 코치는 개인전에서 오상욱이 우승한 데 이어 단체전에서도 대표팀이 3연패를 달성하며 지도자로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원 코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과 함께 한국 펜싱에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을 안겼던 주인공입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원 코치는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니 마음이 또 남다르다. 제가 선수로 금메달을 땄던 런던부터 이어진 것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면서 "단체전 금메달로 모든 선수가 주목받게 된 것도 기쁘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이어 "대회를 준비하며 5㎏이 빠졌다. 최근 4개월 정도는 술도 다 끊었다"고 전한 그는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의 원우영 코치(오른쪽)이 박상원이 공격에 성공하자 환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6라운드 이후 '에이스' 오상욱이 잠시 흔들리며 박빙의 승부를 이어갈 때 도경동 선수를 투입한 것을 두고 "저도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자찬' 섞인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회 개인전 출전권은 없는 단체전 후보 선수였던 도경동 선수는 상대 크리스티안 러브 선수를 5-0으로 제압하는 맹활약을 펼쳐 35-29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곧 한국팀이 승기를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원 코치는 "경동이가 나가면서 손가락질을 딱 하며 본인을 믿으라고 하더라. 그때 저는 '오케이, 됐어'라고 느꼈다"며 "한국이 남자 사브르 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태왔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 믿고 있었다. 그래도 5-0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 / 사진 = 연합뉴스

방송해설가로 활동하던 시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보며 눈물을 자주 쏟아 '울보 해설'이라는 별명을 가진 원 코치는 이날도 어김없이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조종형 (대한펜싱협회) 부회장님이 안아주실 때 눈물이 났다"며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어펜져스'의 다음 목표로 '10연패'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원 코치는 "정말 할 수 있다. 못하란 법이 있나"라며 계속된 '어펜져스'의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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