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친비트코인 대통령 약속…"우리가 하지 않으면 중국이 장악"
입력 2024-07-28 09:59  | 수정 2024-07-28 10:08
비트코인 행사서 발언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서 적극적 산업 육성 약속
"우리가 가상화폐 하지 않으면 중국이 장악…비트코인 비축하겠다"


미국 대선에서 가상화폐 업계의 지원을 기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산업 육성을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그 엄청난 부를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입도록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방정부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이 21만 개에 육박해 전 세계 공급량의 1%에 해당한다면서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우리 정부는 모든 비트코인 투자자가 아는 기본적인 규칙을 어겼다. 그건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준비자산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준비자산이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대외 결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입니다. 통상적으로 달러 같은 기축통화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금이 그 역할을 하는데, 가상화폐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준비자산에 비트코인도 포함하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는 또 가상화폐를 "100여 년 전의 철강산업"으로 칭하고서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해 미국에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상화폐와 비트코인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이 그럴 것이다"라며 "우리는 중국이 장악하게 둘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은뿐만 아니라 금의 가치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은 달나라로 가고 있으며 난 미국이 그 길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가상화폐 업계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을 크게 늘릴 것이며, 발전소 건설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년 반 동안 현 정부는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을 상대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전쟁을 벌였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화폐가 사기나 불법 자금 조달 등에 남용되는 것을 막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규제를 추진해 왔습니다.

미국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고 "미국의 미래를 막는 게 아니라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믿는 새 SEC 위원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사 참석자들은 가상화폐 산업 규제를 추진해 온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는 발언에 환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는 투명한 규제 지침을 마련하겠다면서 "우리는 규제를 하겠지만 지금부터 규정은 여러분의 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재임 기간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는 여러분의 기대를 넘어 그 어느 때보다 치솟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이러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는 가상화폐를 "사기"로 규정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봤던 대통령 재임 기간 때와 상반된 모습입니다.

이에 미국 언론은 규제 완화를 원하는 가상화폐 업계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후원한 바람에 그가 업계에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에 성난 미국의 주요 가상화폐 기업과 경영자, 투자자와 광신도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꼭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NBC 방송은 비트코인 콘퍼런스 주최자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과도 행사 참석 여부를 논의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이 사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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