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기념일 앞두고 헌화
북 매체, 처음으로 참전 군인 동반 부각
'혁명 1세대' 항일빨치산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 방문
북 매체, 처음으로 참전 군인 동반 부각
'혁명 1세대' 항일빨치산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 방문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 71주년(7월 27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참전 군인들과 함께 전사자 묘지를 찾았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27일) 김 위원장이 '전쟁노병'들과 함께 어제 오전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이하 열사묘)를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열사묘에 헌화하고 "전승세대가 피로써 지킨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굳건히 수호하고 선열들의 고귀한 넋이 깃든 이 땅에 후손만대의 복락이 담보되는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는 것은 우리 세대의 성스러운 사명이고 본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비를 맞으며 군복을 입은 어린이와 함께 참전 군인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 사진, 참전 군인들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 등이 공개됐습니다.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3년 7월 평양시 연못동에 세워진 6·25 전쟁 전사자 묘지입니다.
6·25 전쟁에서 미국과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매년 이 시기에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방문해 왔습니다.
6·25전쟁 참전 군인들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참전 군인들을 대대적으로 동반해 이곳을 찾은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전에도 참전군인 출신의 고령 간부들이 방문에 동행한 적은 있지만, 북한 매체가 이를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은 최근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의 체제 결속 강화에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전 세대의 공적을 기리면서 '혁명의 대'를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같은 날 열사묘 앞에서는 리일환·박정천·박태성 당 비서와 김정순 당 근로단체부장, 문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중앙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승세대의 넋을 계승해 나가기 위한 청년전위들의 결의모임' 및 '계승의 행진'이 진행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에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격부대 지휘관들과 유명 빨치산들이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에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에 항일빨치산이 묻힌 대성산혁명열사릉을 방문한 것도 처음입니다. 이 역시 '혁명 1세대'의 유산 계승을 후속 세대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김 위원장은 "한 세대에 두 제국주의 강적을 쳐부시는 거대한 역사적 공훈을 청사에 새긴 혁명의 1세들의 고귀한 삶을 경건히 회억"하며 오진우, 김일, 최춘국, 강건, 김책, 안길, 류경수, 최현의 반신상에 헌화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그는 이들이 "항일의 승리전통을 반제반미 승리의 전통, 영원한 조선의 백승의 전통으로 승화"시켰다며, "백두산 정신으로 세대와 세대가 굳건히 이어지고" 일체를 이룰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김덕훈 내각총리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고 참전 군인들을 초대한 경축연회, 청년학생들의 김일성광장 경축무도회 및 축포야회 등 '전승절'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행사가 평양 곳곳에서 개최됐습니다.
김정은, 대성산혁명열사릉 참배./ 사진=연합뉴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