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발바닥으로 땀을 배출한다. 전신의 땀구멍으로 땀을 내보내 체온을 조절하는 사람과 달리, 개와 고양이는 신체의 극히 일부인 네 발바닥으로만 겨우 땀을 배출하다 보니 체온 조절이 쉽지 않다. 무더운 여름이면 더 고생스럽다.
기온이 치솟는 여름이면 개는 혀를 늘어뜨리고 헐떡거리며 더위를 온몸으로 표현하는데, 고양이는 평소와 크게 다름없어 보여 더워하는지 어쩐지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고양이도 더우면 덥다고 표현을 하고 있다.
겨울에 고양이가 식빵을 굽는 자리가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고 하듯, 여름에도 고양이는 차갑고 시원한 곳을 찾아 눕는다. 바닥의 찬기를 이용해 체온을 낮추고 더위를 견디는 것. 고양이가 주로 지내던 푹신한 자리를 마다하고, 딱딱한 바닥이나 현관 타일 등을 찾아 다니거나 벽에 몸을 붙이고 있다면 덥다는 신호다. 웅크리기를 좋아하는 고양이지만, 더울 때는 배를 드러내고 벌렁 드러눕기도 한다. 쿨매트나 대리석 타일 등 차가운 소재의 깔개를 집 안 곳곳에 놓아두면 좋다.
평소보다 그루밍이 잦다면 이 역시 덥다는 증거다. 기온이 올라가면 고양이의 침이 묽어진다. 그루밍을 하며 묽어진 침을 털에 묻히고 이 침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겨 시원해지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묽다고는 해도 증발에는 침보다 물이 더 효과적이므로,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으로 털을 한번씩 닦아주면 체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 픽사베이)
발바닥을 통해서도 상태를 알 수 있다. 고양이는 더우면 발바닥으로 땀을 열심히 배출하기 때문에 발바닥이 꽤 축축해진다. 이와 함께 평소 핑크핑크하던 발바닥이 진하게 변하고, 열감을 띤다.평소와 달리 고양이도 개처럼 입을 벌리고 헐떡거릴 때가 있는데, 이건 위험 신호다. 고양이의 개구 호흡은 기온이 32도를 넘었다는 것이고, 고양이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곧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시원한 바람을 쐬어 주어 체온은 떨어뜨려야 한다.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고 구토와 설사를 보인다면, 더위를 타는 것을 넘어 열사병일 가능성이 있으니 병원을 방문하자. 실내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는 것이 고양이 더위 관리에 최선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0호(24.7.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