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라리 정신병원 보내달라"…교회서 숨진 학생이 당한 끔찍한 학대
입력 2024-07-25 07:12  | 수정 2024-07-25 07:12
교회 외경. / 사진 = MBN
정신과 치료 필요한 딸 교회로 보낸 모친
5일 잠 못 자고 성경 필사, 계단 오르내리기 등 지시
기소된 3명, 1차 공판서 혐의 전부·일부 부인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제(24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여고생 A 양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지난 2월 14일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내졌습니다.

A 양의 정신질환 치료 방안을 병원이 아닌 교회 신도들과 논의한 A 양 어머니가 "합창단이 A 양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낸 겁니다.

교회 설립자 딸인 합창단장 B 씨(52·여)는 신도 C 씨(54·여)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며 사실상 학대를 지시했습니다.

A 양은 교회에 온 뒤 "도망을 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했으나 교회 신도들은 A양을 교회 내에 감금한 채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했습니다.


또 A 양이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몸을 묶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했고,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A양에게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B 씨는 C 씨 등에게 "여유 가지면 안 되고 물러서면 안 된다", "엄청나게 야단쳐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가혹 행위를 이어가도록 했습니다.

계속된 학대로 A 양은 건강 상태가 나빠져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됐고, 같은 달 6일에는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게 됐습니다.

B씨는 C씨 등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보고 받고 직접 A 양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 양을 더 강하게 결박하기 위해 치매 환자용 억제 밴드를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몸의 급소', '병원 발작할 때 묶는 끈', '정신병원 매질'을 검색하는 등 더 강하게 A 양을 학대할 방법을 찾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계속 학대를 당하던 A 양은 결국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습니다.

교회서 여고생 살해 혐의 50대 신도. / 사진 = 연합뉴스

검찰은 B 씨와 C 씨, 그리고 또다른 신도 등 3명을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 5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B 씨와 C 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혹은 일부를 부인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 319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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