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2의 프로포폴' 75명에 5천회 투약해준 의사 구속기소
입력 2024-07-23 17:52  | 수정 2024-07-23 17:54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 사진=강남경찰서 제공
마약류 지정 안된 헛점 노려…'람보르기니 흉기협박' 30대에 투약했다 덜미

프로포폴 중독자 75명에게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5천차례 투약해준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김보성 부장검사)은 오늘(23일) 의사 A 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5천71회에 걸쳐 프로포폴 중독자 75명에게 합계 12억 원을 받고 에토미데이트를 무분별하게 판매하며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주사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지만 프로포폴과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마약류)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습니다.


이에 수사기관 등에서는 에토미데이트 역시 프로포폴과 마찬가지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A 씨는 이런 취약점을 악용해 영리 목적으로 프로포폴 중독자 등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9월 서울 강남구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홍모(30) 씨가 A 씨 의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검찰은 A 씨가 무호흡·과호흡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사만 주사할 수 있는 마취제를 간호조무사들에게 주사하도록 함으로써 환자들의 생명에 위협을 가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의료인의 자격을 이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취급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히 대처하는 한편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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