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고로 전락한 경찰 교통초소…매년 관리 비용만 수억 원 낭비
입력 2024-07-20 19:31  | 수정 2024-07-20 20:06
【 앵커멘트 】
도심을 지나다 보면 원통 모양으로 된 경찰 교통초소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매년 유지·보수에만 2억 원이 넘게 든다고 합니다.
취재진이 현장을 돌아보니 일부 초소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이한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이 교통 혼잡 지역을 관리하고 근무 중 잠시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교통초소입니다.

그런데 초소엔 경찰관 대신 주인을 알 수 없는 박스와 짐 더미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또 다른 초소 주변에는 자전거들이 난잡하게 놓여있고, 인적이 끊긴 듯 겨울철에 쓰이는 방한 단열재가 그대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시민
- "비싼 거를 이렇게 방치해 놨네. (초소 안에) 뭔가 있긴 한데, 그게 뭔지는 모르는 상태였어요."

▶ 인터뷰 : B 씨 / 시민
- "필요 없는 거 여기저기 세워 놓으면 뭐해. 꼭 써야 할 데 돈 들여서 써야 하는 거지."

교통초소가 확대 설치된 건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경찰관이 도심에 대거 배치되면서부터인데 초소 하나 당 1,200만 원의 설치비가 들어갔습니다.


▶ 스탠딩 : 이한나 / 기자
- "경찰 교통초소는 전국에 218개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용량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초소를 유지, 보수하는 데 매년 2억 원이 넘는 예산이 쓰이고 있습니다."

의무경찰 폐지 등 경찰 조직까지 전면 개편되면서 교통초소는 사실상 도심 속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경찰은 "내용 연수가 지난 초소는 폐기하거나 필요한 지자체에 전달을 고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폐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1곳당 50만 원이 넘게 들어갑니다.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취재: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김상진
그래픽: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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