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군, 대북 확성기 사흘째 가동…"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
입력 2024-07-20 13:28  | 수정 2024-07-20 13:35
대북 확성기 방송(CG)./ 사진=연합뉴스
서부·중부·동부전선 고정식 확성기 가동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 확성기를 사흘째 가동 중인 것으로 오늘(20일) 확인됐습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는 오늘 오전 6시부터 방송에 들어가 밤 10시까지 16시간 동안 가동됩니다.

서부·중부·동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지역에 따라 시간대별로 나눠 매일 릴레이식으로 방송한다는 게 군 당국의 계획입니다.

앞서 군 당국은 그제(18일) 오후 늦게부터 어제 새벽까지 이어진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북한의 살포 시간대에 맞춰 서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대북 확성기 중 일부를 10시간 동안 가동했습니다.


이어 어제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6시간 동안 추가로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어제(19일) 새벽까지 8차례에 걸쳐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보냈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달 9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2018년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시 재개했습니다.

6년 만에 처음으로 대북 확성기가 가동된 당일에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동안만 방송이 진행됐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계속됐지만, 군 당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대북 확성기로 재차 맞대응하는 것은 자제해왔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자 지난달 27일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확성기 방송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18∼19일 재차 오물풍선을 살포하자 방송 재개를 결정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할 때까지 당분간 매일 대북 확성기를 가동할 방침입니다.

북한이 계속 오물 풍선을 살포하거나 다른 도발을 감행하면 대북 확성기를 점차 확대해 가동할 예정입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가동되는 확성기 수를 늘리고 결국엔 전방 지역에 있는 확성기를 전면 가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 있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뉴스와 K-팝 등의 콘텐츠가 담긴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에선 최근 북한 외교관의 탈북 소식을 전하면서 연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뢰매설 등의 작업을 하는 전방 지역 북한군을 향해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출력 스피커를 이용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청취 거리가 10∼30㎞ 수준에 달합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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