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 외
입력 2024-07-18 17:43 


이 책의 원서 제목은 'Dancing with Disruption', 부제는 '인생의 큰 파도를 넘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인생이 고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인생의 큰 파도를 잘 넘어 삶에 대한 경험을 쌓고 이해를 넓힐 수 있을까. 저자는 가족 간 불화, 실직, 감정적 혼란, 건강 문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결혼과 이혼, 출산 등과 같이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이했을 때 혼란한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1부에서는 새로운 용어와 함께 삶의 주요 변화 시기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해를 높여 변화의 시기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자신감에 기반을 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2부에서는 삶에 변화를 주고자 할 때 맞닥뜨리는 분노, 죄책감, 후회와 같은 감정적 저항에 대해 살펴보고 3부에서는 인큐베이터의 개별 방법을 소개하고 단계별 변화 과정을 안내합니다.

경험을 통해 배우고 기회로 만들어 감정을 재구성하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가능성을 깨닫는 방법을 다양한 직업과 연령, 상황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전달합니다.



베스트셀러 '인간 시장'과 '인생사용 설명서'로 알려진 소설가 김홍신이 4년 만에 산문집 '겪어보면 안다'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이집트 사람이 죽어서 하늘에 오르면 천당에 갈지 지옥에 갈지를 결정하는데, 천신(天神)이 딱 두 마디만 묻는다고 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기뻤나? 남도 기쁘게 했나?”
둘 다 그렇다”면 천당으로 보내고, 둘 중의 하나라도 아니라면 지옥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이집트 교훈대로라면 저는 마땅히 지옥에 갈 것 같습니다. 글로써 남을 기쁘게 했을 수 있겠지만,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기쁘게 했는지 곰곰 생각했습니다. 제자와 이웃들은 물론, 저와 시절인연이 된 사람들이 저 때문에 정말 기뻤을까 생각해 보니 가슴이 찌릿했습니다.

- 기뻤습니까? 기쁘게 했습니까? - 중에서

'아프고, 잃고, 떠나보내고 나서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참된 행복'을 주제로 세상과 사람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이 담긴 40여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를, 이를 위해 비교와 계산으로 복잡해진 생각의 창고를 비워야 한다"며 "생각을 비틀면 소박하고 자잘하고 가볍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잡을 수 있다고 전합니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크고 작은 불행에 좌절하고 후회하며 소소한 행복을 놓치기 마련이고 작가 또한 누구보다 한발 앞서 인생의 행복과 꿈, 마음 다스리는 법을 설파해 왔지만, 이를 진정으로 깨닫기까지 가파른 삶의 능선에서 말로 못다 할 우여곡절을 경험했습니다.

인생 선배이자 동행자인 김홍신 작가가 세상과 사람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드러낸 정다운 산문집이자, 삶의 조난자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인생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고양이는 영물로 불리었는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얻어먹으면서도 하악질을 하고, 놀아주는 손길에 손톱자국을 내는 등 사람에게 순종하는 개와는 다른 묘한 존재입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엔 고양이가 식량을 훔쳐 간다 하여 '도둑고양이'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지친 삶을 견디고 돌아온 집에서 피로를 사르르 녹여 주고, 멀쩡히 있는 텔레비전을 부수고, 물컵을 떨어뜨리거나 중요한 서류에 이빨 자국을 만들어주고도 사랑스러운, 우리에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악동 같은 존재로 인식됩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양이 집사가 된 저자는 21년 시간 동안 고양이와 함께했습니다. 11살부터 함께한 고양이는 새끼를 낳고 하늘로 떠났고, 새끼들은 평균 18년을 살다 떠났습니다. 현재 5마리의 고양이와 살고 있으며 저자가 고양이와 만나 행복했고, 이별하며 겪었던 사적인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인간세계와 조선냥국을 이동한다는 설정도 만나고 헤어졌던 고양이들과의 추억을 눈물로 기억하지 않고, 고양이들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작가의 희망을 표현합니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선냥국 이야기는 이 세상 모든 집사들의 아픈 기억에 연고가 되어줍니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겪어보지 못한 이들에겐 조선냥국의 고양이들이 자신과 닮았음에 공감을 일으키거나 묘한 친근감을 생성시켜 새로운 집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면 보고 싶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힘들게 찾지 않아도 평소에 좋아하던 영상이나 최근 유행하는 릴스가 자동으로 등장합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도 최근 구입한 물건이나 필요할 물건들이 자동으로 나열되고 추천에 뜹니다.

저자는 오늘날 인터넷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우리가 답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도 전에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찾고 바라는 것을 앞서 추측해내 결과를 내놓는 것은 사실 경계해야 할 일이며, 편리함에 빠져 자유 의지와 주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트렌디한 카페부터 도시 경관, 틱톡과 넷플릭스 피드에 이르기까지, 알고리즘은 우리의 경험과 선택을 지배하게 되었고, 어느새 우리는 똑같은 것에 열광하고 똑같은 것을 소비합니다. 똑같은 취향을 강요하는 알고리즘의 영향력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카페와 노출된 벽돌 인테리어, 심지어 크고 작은 도시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의 현대적인 가구에서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디지털, 물리적, 심리적 공간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알고리즘의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 후 동질성이 우리의 인간적 특성인 독창성과 혁신을 대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인터넷에서 개인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가 1969년에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었습니다.

클라크는 건축, 조각, 회화, 음악, 문학, 철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며 서양 문명의 유구한 역사를 공시적이자 통시적인 관점에서 기술합니다.

문명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생활에 상대해 발전하고 세련된 삶의 양태를 뜻한다'고 적혀 있지만 국립국어원은 그 바로 뒤에 '흔히 문화를 정신적·지적인 발전으로, 문명을 물질적·기술적인 발전으로 구별하기도 하나, 그리 엄밀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문명이 무엇인지를 단 몇 문장으로 정의하긴 어렵습니다.

'문명'이라는 제목의 책에는 그 해답이 제시돼 있을까. 문명의 저자는 첫 장에서 '나는 문명이 뭔지 모른다'고 고백하면서도 문명을 추상적인 용어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무엇이 문명인지 식별할 수는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케네스 클라크는 상시적인 외적 위협과 내적 붕괴의 위험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았던 예술적 재생의 운동에 정신사적 시선을 유지합니다. 위태로워서 더욱 위대한 이 운동에서 클라크는 '양극성'(polarity)을 감지하고 매료됩니다. 그로테스크한 것과 아름다운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추한 것과 이상적인 것의 긴장과 갈등을 기꺼이 누렸던 그는 양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도 문명에 대한 믿음을 끝내 거두지 않았습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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