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시오일장 점포 수백 개 불법전대 의심…"불로소득 창구 될 수도"
입력 2024-07-15 17:04  | 수정 2024-07-15 17:04
제주시민속오일시장 / 사진=연합뉴스
10평 점포 기준 연간 임대료 최고액 36만3천 원에 그쳐

제주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점포 수백 개에서 불법 전대 의심 사례가 포착됐습니다.

'전대'란 점포 사용허가를 받은 자가 제3자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받고 영업권을 넘기는 행위입니다.

오늘(15일) 제주시에 따르면 시가 최근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전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940개 점포 중 300곳 이상의 점포에서 전대 의심 행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는 이 가운데 225개 점포에서 전대 의심행위를 일부 확인해 이들 점포를 대상으로 사용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 관계자는 이르면 9월 청문절차를 완료하고, 불법 전대 점포에 대해 사용 허가를 취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청문 결과에 따라 점포 사용 허가가 무더기로 취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허가 취소된 점포에 대해서는 사용 허가 공모 절차가 다시 이뤄집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의 1년 점포 임대료가 ㎡당 4천 원에서 1만1천 원 수준이어서 33㎡(10평) 점포의 연간 임대료가 최대 36만3천 원에 불과한 만큼 지역 영세상인 배려 차원의 대여 공간이 불법 전대로 인해 임대수익 추구의 장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9년 마련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2029년까지 10년간 영업이 보장되며, 이후 5년씩 4차례 계약 갱신이 가능해 2049년까지 최대 30년간 영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주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조례'에 따라 사용자가 사망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상속도 가능해 불법 전대가 대를 이은 불로소득 창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은 사용허가를 받은 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 없이 행정재산을 다른 자에게 사용하도록 해 수익을 얻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시는 청문 절차를 거쳐 허가를 직권 취소할 수 있습니다.

제주시는 이 규정에 근거해 매년 공설 시장을 대상으로 공부상 사용자와 실사용자가 일치하는지와 미허가 점포의 영업 유무와 허가 목적 사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는 "불법 전대 의심 점포 수가 많고, 부재·휴업 등의 사례도 많아 청문절차 진행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꼼꼼한 소명 절차를 진행해 불법 전대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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