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6주 낙태' 영상 논란에 복지부 "수사 의뢰"
입력 2024-07-15 10:45  | 수정 2024-07-15 11:05
사진=A 씨 유튜브 캡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5년 넘게 '입법 공백'

36주 된 태아를 낙태(임신 중단)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자 정부가 경찰에 수사해 달라는 진정을 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36주차 낙태 수술 관련 영상에 대해 임신부라고 주장하는 A 씨와 수술 의사 B 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법원 판례를 참조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0대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임신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진료 내용, 수술 이후의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습니다.


이후 관련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상 살인이다", "의사가 양심을 판 것이다" 등 강하게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A 씨의 낙태 영상이 사실이 아닌 '주작'(거짓으로 꾸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24주가 넘어가는 낙태는 모자보건법상 불법이지만, 형법상 낙태죄 처벌 효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하는 임신부와 의사 모두를 처벌하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 개정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낙태를 둘러싼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관련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고, 결국 입법 공백으로 남게 됐습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임신 24주 이내에만 낙태 수술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임신 유지가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낙태 수술의 허용 사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낙태 허용 기준을 두고서 학계와 정부, 국회 등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낙태 여성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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