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 손님이 문 벌컥…'마스터키' 건넨 호텔은 "나 몰라라"

인천의 한 호텔 투숙객이 다른 방 투숙객의 무단 침입 사건을 겪었는데, 호텔 측에서 모든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이른바 '마스터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초 사과하며 정신적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밝힌 호텔 측은 경찰 조사와는 달리 피해자 측 연락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 = 보배드림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4월 13일 인천 중구의 한 호텔에서 아내와 함께 묵던 중 건장한 남성이 무단 침입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당시 와이프와 저는 알몸으로 이불도 덮지 않은 상태였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놀란 가슴과 수치심에 와이프는 어쩔 줄 모르며 벌벌 떨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후 로비로 내려가 호텔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호텔 측은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며 법적으로 항의하라고 응대했다는 게 A씨의 주장입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서에는 '피혐의자는 자신의 객실인 줄 알고 오인해 잘못 들어간 것이고 객실 문이 열린 이유는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피혐의자에게 마스터키를 줘 객실 문이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A씨는 "1213호인 저희 객실에 무단 침입한 1214호실 남자가 아침에 편의점에 다녀온 후 객실 문이 열리지 않아 프런트에 얘기했더니 호텔 직원이 바쁘다는 이유로 1214호 투숙객에게 마스터키를 줬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호텔 측 과실은 있지만 침입한 사람은 범죄 혐의가 없어 사건은 종결됐다는 겁니다.

A씨는 "호텔 관계자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불만을 표출하자 관계자는 사과하면서 정신적 피해 보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경찰 조사 때와는 다르게 '배 째라' 식의 태도로 연락마저 회피하고 있다"며 "얼마 전 정말 어렵게 연락이 닿아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며 "호텔 측의 뻔뻔한 태도에 말문이 막혔다"고 부연했습니다.

누리꾼들은 "호텔 측에서 마스터키 관리를 잘못한 건데 기본적으로 사과와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마스터키는 호텔 관계자 외엔 손댈 수 없는 게 원칙", "변호사 선임해서 민사소송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