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발 벗고 나선 '슈퍼맨들'…승용차 구조하고 토사 치우고
입력 2024-07-10 17:43  | 수정 2024-07-10 17:45
오늘(10일) 내린 폭우로 전북 익산시 삼성동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이 고립되자 트랙터가 차를 견인하고 있다. / 사진=익산시 제공

기록적 폭우로 도로에 고립된 차량을 돕기 위해 새벽녘부터 발 벗고 나선 주민의 따뜻한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오늘(10일) 전북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삼성동 망산마을 한 도로에서 레저용 차(RV)가 물에 빠져 고립됐습니다.

차주는 보험회사에 견인을 요청했지만 당장 오도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언제 올지 모르는 견인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익산지역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인 시간당 70㎜의 폭우가 쏟아져 도로 곳곳이 침수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이 도로는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어른 무릎높이까지 금세 물이 차올랐습니다.

그때 장대비를 뚫고 한 남성이 도로를 첨벙첨벙 걸어들어왔습니다.

이 남성은 마을에서 '슈퍼맨'으로 통하는 오경수 통장이었습니다.

오 통장은 밤부터 빗줄기가 굵어지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동네를 순찰하던 차에 고립된 차를 발견하고 곧장 달려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랙터와 차량을 줄로 단단히 연결한 뒤, 물이 차오르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차주는 그제서야 안도했습니다.

이후로도 오 통장은 도로에 물이 빠질 때까지 길목에서 교통을 통제해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오 통장은 "운전자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바로 차량으로 달려갔다"며 "제가 한 일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웅포면에서도 임낙재 의용소방대장이 법면 경사로에서 유실된 토사 2톤(t)을 홀로 치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임 대장은 자신의 굴착기로 배수로와 주택 등에 쌓인 토사와 잔가지 등을 정리했습니다.

익산시는 임 대장의 밤샘 작업으로 출근 시간대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도로가 말끔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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