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저시급보다 낮은 초과 근무수당..."9급 공무원 안 할래요"
입력 2024-07-08 10:23  | 수정 2024-07-08 10:28
자료사진 / 사진=연합뉴스
공채 경쟁률 2011년 93:1→올해 22:1… "철밥통 찌그러진 지 오래"
9급 초임(1호봉) 공무원의 월급이 최저시급을 받는 민간 근로자보다 약 16만 원 많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낮은 임금과 부족한 처우에 실망한 젊은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공무원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 7천 원, 직급 보조비 17만 5천 원, 정액 급식비 14만 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 원을 더해 총 세전 222만 2천 원입니다.

올해 최저시급(9,860원)으로 환산한 민간 근로자의 월급 206만 740원보다 16만 1,260원 많은 수준입니다.

심지어 9급 공무원이 월 10시간까지 가능한 초과근무의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올해 최저시급보다도 낮은 실정입니다.

올해 초 인사혁신처는 9급 1호봉의 연봉이 작년보다 6% 넘게 오른 3,010만 원(월평균 251만 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3천만 원을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공무원이 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수당과 연 2회 지급받는 명절 휴가비까지 합산한 수치입니다.

공무원노조는 고물가 시대에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으로 처우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면서 공무원 경쟁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9급 공채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경쟁률은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때 '철밥통'으로 여겨졌던 공무원은 2011년만 해도 9급 공채 경쟁률이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있는 직업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급여와 부족한 처우 탓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겁니다.

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는데, 그 철밥통은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낮은 임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 받는 밥값은 하루 6,300원꼴로, 1만 원을 한참 밑돈다"며 "고위직과 하위직의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정률제의 폐단을 바로잡고 하위직의 생활을 보장하려면 임금 정액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공무원 임금인상 쟁취 총궐기대회에서 공무원노조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낮은 연봉, 경직된 조직문화, 악성 민원 등의 이유로 이직을 선택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5년 미만 저연차 공무원 퇴직자는 2019년 5,529명에서 지난해 1만 3,56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한편, 유튜브에서는 공무원들이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경위를 밝히는 영상인 이른바 '퇴사 브이로그'가 꾸준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한 유튜버는 '7급 공무원 퇴사한 MZ세대가 말하는 진짜 퇴사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업무에 대한 회의감 등을 퇴사 이유로 꼽았습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나도 폐쇄적인 분위기와 제한된 커리어에서 40년을 버틸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 "공무원 되고 나서 우울증에 걸렸다", "22년차 공무원인데 가정이 있으니 새로운 선택을 내리기 고민이 많이 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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