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방미해 공화당 인사들 두루 접촉
현지시간 5일 출범한 영국 노동당 내각의 외무장관에 데이비드 래미(51)가 임명되면서 새 정부의 대외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가이아나 이민 빈곤 가정 출신인 래미 장관은 2000년 27세에 토트넘 지역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하며 의정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버드 법대에 입학한 첫 흑인 영국인으로, 동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깊고, 미국의 민주당 인사들과도 접점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는 과거 날카롭게 각을 세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첫 영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주간지 타임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고 네오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일 뿐 아니라, 오랫동안 서구의 발전에 기초가 되어온 국제 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래미 장관은 이번 총선 전부터 미국을 찾아 공화당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J.D. 밴스 상원의원,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등이 그가 만난 주요 인사들입니다.
지난 5월 미국을 찾았을 때는 노동당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항상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공통된 대의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유럽 국방에 대한 미국의 지출이 증가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신임 외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자료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할지도 관심사입니다.
노동당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영국-EU 안보 협정 등을 통해 관계 강화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래미 장관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에 반대한 바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에 대해서는 외국인 혐오적이고 악의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RN은 7일 열리는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래미 장관은 이번 주 초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영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이며 우리는 선출된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프랑스를 누가 통치할 지는 프랑스 국민에게 달렸다"며 "7일 결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