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철밥통 찌그러진 지 오래"
우리나라 9급 초임(1호봉) 공무원의 월평균 급여액이 민간 최저임금보다 16만 원 정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7천 원, 직급 보조비 17만5천 원, 정액 급식비 14만 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 원을 더해 세전 222만2천 원을 받으며, 세금을 떼면 실수령액은 더 줄어듭니다.
특히 이는 올해 최저시급(9천860원)을 바탕으로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의 월급 206만740원보다 16만1천260원 높은 수준입니다.
내년 최저시급이 5%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이 차이는 5만8천850원으로 좁혀집니다.
올해 초 인사혁신처는 9급 1호봉의 연봉이 지난해보다 6% 넘게 오른 3천10만 원(월평균 251만 원)으로, 3천만 원을 처음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공무원이 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수당과 연 2회 지급받는 명절 휴가비까지 합산한 수치입니다.
올해 정부는 9급 1호봉의 보수 인상률을 전체 공무원 보수 평균 인상률(2.5%) 대비 높게 책정했습니다. 다만, 하위직 공무원이 받는 보수가 고물가 시대에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경쟁률은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입니다.
2011년만 해도 9급 공채 경쟁률이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공무원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급여와 부족한 처우 탓에 한때 '철밥통'으로 여겨졌던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해준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는데, 그 철밥통은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낮은 임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에 공무원 임금 기본급 월 31만3천 원 정액 인상, 하위직 정근 수당 인상, 정액 급식비 월 8만 원 인상, 직급 보조비 월 3만 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이 받는 밥값은 하루 6천300원꼴로, 1만 원을 한참 밑돈다"며 "고위직과 하위직의 임금 격차를 유발하는 정률제의 폐단을 바로잡고 하위직의 생활을 보장하려면 임금 정액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