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마스 포로된 딸 기다린 말기암 엄마, 재회 3주 만에 하늘로
입력 2024-07-04 14:39  | 수정 2024-07-04 14:44
노아 아르가마니와 그의 엄마 리오라 아르가마니 / 사진=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딸을 보고 죽고 싶다던 암투병 엄마가 마지막 소원을 이루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지시간 2일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246일 동안 인질로 잡혀있던 노아 아르가마니가 구출돼 가족과 재회한 지 3주 만에 엄마 리오라 아르가마니가 뇌암으로 1일 밤 결국 사망했습니다.

리오라는 수년간 뇌암 투병생활을 해왔고,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딸 노아와 가족들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노아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기습 공격을 가했을 때 인질로 잡힌 약 240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노아는 가자 국경 근처에서 열린 노바 음악 축제에 참가했는데, 하마스가 그를 오토바이에 태워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전세계로 확산됐습니다.


리오라는 지난해 11월 영상을 통해 딸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호소했습니다. "저는 뇌암으로 투병 중"이라며 "저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노아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간청했습니다.

지난 3월에 공개한 두번째 영상에서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이 세상에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마지막 소원일 수도 있다. 정말 간청드린다. 제발 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많이 부어 있었고, 오른쪽 눈은 말기암으로 인한 신경학적 부작용으로 감겨 있는 상태였습니다.

노아는 지난달 8일 이스라엘 특공대가 가자 중부의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를 급습해 구조 작전을 펼친 끝에 다른 인질 3명과 함께 구출됐습니다. 작전을 수행한 부대원에 따르면, 노아가 구출된 후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지 여부였습니다.
구출된 인질 노아 아르가마니가 아버지 야코프 아르가마니를 만나 포옹하고 있는 모습.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노아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으며,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반갑게 포옹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됐습니다. 노아가 이스라엘로 돌아온 날은 아버지 야코프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노아는 지난달 29일 구출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는 부모님의 외동딸이고 어머니도 말기암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포로 생활 중에 제가 가장 걱정한 것은 부모님이었다"며 "하마스에 억류된 지 246일 만에 여기 와서 어머니 곁에 있게 되어 정말 큰 영광"이라고 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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