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지 한 토막의 수행과 명상…서정민 초대전
입력 2024-07-03 07:01  | 수정 2024-07-03 07:53
【 앵커멘트 】
'한지 콜라주' 작품으로 해외에서 주목받는 서정민 작가의 초대전이 열렸습니다.
한지 토막을 쌓고 붙였다가 다시 조각칼로 깎아내고 덜어내는 노동 같은 반복된 행위로 캔버스에 담아낸 것은 무엇일까요.
이상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커다란 캔버스에 한지 토막들이 질서정연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두루마리 기법을 응용해 한지를 말아 자르고, 붙이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서정민 작가의 입체적인 작품입니다.

서예가들의 먹빛을 머금은 습작 서지는 캔버스 안에서 글이 아닌 '선'으로 바뀌는데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10여 단계 5~6개월이 걸리는 그야말로 끊임없는 '노동의 결과물'입니다.

작가에게 노동은 단순한 생존의 수단이기 이전에 신성한 삶의 가치며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 손끝으로 전달되는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 인터뷰 : 홍정주 / 서호미술관장
- "한지 색깔들이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어요. 그걸 그대로 이용해서 작품을 하신 거에요. 자른 단면을 조각들을 레고 끼우듯이 끼워서 퍼즐을 만들어나가는 듯한 방법으로 작업하신 거에요."

우리 민족의 정서와 끈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려고 '질김'과 '부드러움'이 특징인 한지를 선택한 서정민 작가, 모든 것이 한번 금을 긋는 것으로 시작되었다는 말처럼,

붓과 먹으로 정신성을 드러낸 서지를 이용해 과거의 역사적 가치를 소환함으로써 현대의 시대정신과 교감을 시도합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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