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칼 들고 간다 기다려" 도 넘은 악성민원에도 무방비
입력 2024-07-02 19:02  | 수정 2024-07-02 19:51
【 앵커멘트 】
민원처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범죄도 서슴지 않는 악성민원인이 수천 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으면서도 민원 응대 공무원들은 참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남성이 앉아있던 직원에게 다가가더니, 지팡이를 휘두릅니다.

전몰군경 자녀에게 지급하는 수당과 관련해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벌어진 일입니다.

담당 공무원을 12차례 폭행했던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실시한 악성민원 실태조사 결과 드러난 사건입니다.


▶ 인터뷰 : 김태규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시도교육청의 일선 공무원들이 악성·상습·반복적인 민원이나 폭행·협박 등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기간 권익위가 파악한 악성민원인의 수는 2,784명입니다.

개인 전화로 수백 통의 문자를 발송하는 식의 상습적인 괴롭힘 유형이 48%, 살해 협박 같은 폭언·폭행이 40%를 차지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에선 아동학대 신고로 분리조치 당한 부모가 담당 공무원에게 "칼을 들고 찾아가겠다"라는 협박 문자를 보냈습니다.

부산 북구에선 행정처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염산을 뿌리겠다"라며 살해 협박까지 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에도 민원 응대 공무원들이 대처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 인터뷰 : 민원 응대 공무원
- "저한테 욕설과 폭언을 계속하시면서 다가올 때마다 막는 정도에까지밖에 역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위협적 행동에 대해 수위가 올라가고."

그럼에도 악성민원 대응 교육이 이뤄진 기관은 절반이 안 되고, 그마저도 악성민원 대응과 상관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권익위는 오는 11일 연수회를 시작으로 악성민원 대응 방안을 관련기관과 협의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k.co.kr ]

영상취재 :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그 래 픽 : 정민정
화면제공 : 국민권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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