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도운 홍보수석 "尹, 이태원 조작 가능성 언급한 적 없다"
입력 2024-07-01 15:08  | 수정 2024-07-01 15:08
이도운 홍보수석 / 사진 = MBN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서 촉발된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재차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번엔 "윤 대통령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오늘(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관련 질문을 받고 "윤 대통령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윤 대통령은 이태원 사건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됐기 때문에 제기된 의혹을 전부 다 수사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김 전 의장을 저격하면서 "대통령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전 국회의장 / 사진 = MBN


김 전 의장이 최근 펴낸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는 지난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 당시 윤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김 전 의장이 들은 얘기가 언급됐습니다.

김 전 의장은 야당이 참사 대응의 주무 부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상황에서 이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2023년도 예산안 처리에도 영향을 줘 헌정 사상 첫 준예산이 편성되는 상황까지 올 것을 우려했습니다.

책에서 김 전 의장은 "대통령에게 '이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했다"며 "장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장관 본인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그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며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며 "윤 대통령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았다"고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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