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배지' 첫 공식 석상 등장…단독 우상화 작업 돌입
입력 2024-06-30 09:54  | 수정 2024-09-28 10:05
전원회의 참석 간부들 나란히 착용


북한 공식 석상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배지(초상휘장)가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단독 우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2일차인 어제(29일) 회의 사진을 보면 참석 간부 전원이 김정은 얼굴이 그려진 초상휘장을 가슴에 달고 나왔습니다.

김정은 초상휘장을 착용한 해당 사진은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김정은 단독 초상휘장은 김정일 사후인 2012년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이를 북한 내부에서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은 2013년 제5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 기간 남한 취재진을 만나 '김정은의 초상휘장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있다. 2012년 초에 만들어졌다. 동그란 모양과 네모난 모양 2가지가 있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초상휘장은 대표적인 김씨 일가 우상물입니다. 북한 일반 주민부터 최고위층까지 가슴에 반드시 부착해야 합니다.

김일성 초상휘장은 1970년 11월 김정일이 노동당 5차 대회에서 발기하면서 본격 제작해 지급됐습니다.

김정일 초상휘장은 1992년 2월 16일 그의 50회 생일을 계기로 만수대창작사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의 반대로 일부 간부만 달다가 2000년대 들어 일반 주민도 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함께 들어간 초상휘장이 주민들에게 대량 보급돼 이를 착용하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북한 최고위층인 전원회의 참석 간부들이 김정은 초상휘장을 달고 나온 것은 김정은 체제 출범 10년을 넘기면서 '선대 띄우기'에는 다소 힘을 빼고 김정은 독자 우상화 작업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최근 김일성 생일 명칭이 '태양절'에서 '4·15'로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이 평양 금수산지구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한 사실을 보도하며 교내 혁명사적관 외벽에 김정은 초상화가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된 사진을 함께 내놓았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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