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집값이 상승 초입에 들어서자 외국인도 국내 부동산 쇼핑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건물에 중국인의 매수세가 붙는 모양새입니다.
오늘(2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따르면 외국인 집합건물(공동주택, 오피스텔, 빌라 등) 소유권 이전 등기가 지난 4~5월 연속 1,400건을 넘겼습니다. 4월 1,479건, 5월 1,448건 등이었습니다.
외국인 공동주택 소유권 이전 건수가 1,400건이 넘은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매수한 물건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압도적입니다. 지난달 1,448건 가운데 서울(194건), 인천(223건), 경기(664건) 등 수도권 물량이 70%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매수세 쏠림 현상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인의 소유권 이전 건수는 963건으로, 전체 건수(1,448건) 중 약 70%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인 다음으로는 미국인(236건), 캐나다인(55건)과 타이완인(19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동안 수도권 아파트값이 주춤하자 발길을 돌렸던 외국인들이 집값 상승세와 더불어 다시 국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둔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14주 연속 오르고 상승 폭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6월 4주 차(24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8% 상승하며 상승 폭이 0.03%포인트(p) 확대됐습니다.
더불어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시행되는 각종 금융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고, 부동산 매수 자금도 자국에서 조달 가능하다는 점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민등록법에 따라 가구원이 투명하게 파악되는 내국인과 달리, 가구원 파악이 명확하지 않아 세금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외국인 주택 매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직은 외국인이 국내에 보유한 주택이 전체 주택(1,895만 가구) 중 0.48%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매수인 172만 2,248명 가운데 외국인은 1만 5,614명으로, 전체 매수인의 0.91%로 집계됐습니다. 2010년 전체 매수인 중 0.2%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