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비린내 나서 걷기도 어려워"…하천 오염·악취에 골머리
입력 2024-06-28 19:02  | 수정 2024-06-28 19:38
【 앵커논평 】
서울 시내 하천 주변을 걷다 보면 불쾌한 냄새를 맡은 경험이 한 두 번씩 있으실 텐데요.
한강에서 물을 끌어와야 할 정도로 유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뾰족한 수는 없는 걸까요?
박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더러운 부유물과 함께 거북이가 떠다니고, 녹조 틈 사이를 어미와 새끼 오리가 빠르게 헤엄칩니다.

하천을 따라 내려와 보니 페트병 쓰레기와 죽은 잉어의 사체에는 하루살이가 꼬여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유진 / 서울 은평구 응암동
- "물비린내랑 수산물 시장 같은 냄새가 많이 나서 평소에 이쪽 지나갈 때 빨리 걸어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냄새가 너무 심해서…."

서울 홍제천 상류는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하천 전체가 녹조로 가득 차 물은 초록빛으로 변해버렸고, 악취는 한층 더 심해져 코를 찌릅니다.

▶ 스탠딩 : 박혜빈 / 기자
- "지난해 홍제천의 대장균군 수치는 100mL 당 3525군수로 나타났는데요, 기준치를 18배나 초과해 물놀이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하천물이 오염되고 악취가 나는 주된 이유는 빗물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유량 탓입니다.


한강 물을 끌어다 하천에 공급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흘려보내 줘야 되는 거잖아요. 예산이 조금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도 있어요."

전문가들은 빗물이 자연스럽게 지면으로 스며들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동언 /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
- "(지자체가) 녹지를 지금이라도 땅값이 많이 비싸지만 빨리 사들여 가지고 거기에 공원 녹지를 조성하는 방안으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문제는 장마철 침수 피해와도 연관되는 만큼, 도심 생태 환경 복원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민호 기자, 신성호 VJ
영상편집: 송지영
그래픽: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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