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호중 될 뻔'…사망사고 가해자 조사 없이 보낸 경찰

【 앵커멘트 】
전북 전주에서 고급 외제차가 경차를 충돌해 10대 여성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가해 운전자는 음주에 과속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경찰은 신분 확인이나 음주 측정도 하지 않고 운전자를 그냥 보내줬다네요.
운전자가 잠적이라도 했으면 일명 '술 타기' 행위로 혐의를 벗어날 수도 있었습니다.
가수 김호중 씨의 사건이 떠오르죠.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교차로에서 차량 한 대가 좌회전을 하려는 순간, 직진 차량과 충돌합니다.

사고 충격에 좌회전하던 경차는 뒤집히고 맙니다.

이 사고로 경차 운전자인 19살 여성이 숨졌고, 같은 나이의 동승자는 현재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진하던 포르셰 차량 운전자인 50대 남성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사고 목격자
- "(포르쉐) 운전자는 괜찮은 걸로 알고 있어요. 왜냐면 (스스로) 나오려고 하더라고…."

당시 교차로의 신호는 서행하라는 점멸등이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사고 현장입니다. 당시 포르쉐 차량은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충격 후에 100m가량을 더 달려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사고 직후 포르쉐 차량 운전자도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어처구니없게도 경찰은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사망사고인데도 경찰은 운전자 신분 확인과 음주 측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잘못을 인지한 경찰이 병원으로 갔을 때 포르쉐 운전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현장 출동 경찰 지구대
- "(음주) 측정하러 가보니까 (운전자가) 퇴원해서 못 했다고…."

경찰은 운전자를 집 근처에서 찾아 음주 측정을 했는데, 면허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였습니다.

포르쉐 운전자가 만약 잠적했다면 음주 혐의를 밝혀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전주덕진경찰서 관계자
- "음주 (수치가) 안 나왔으면, 측정을 못 했으면 완전히 김호중 꼴이 생겨버리는…."

경찰은 뒤늦게 포르쉐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