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소중한 보물들' 외
입력 2024-06-25 11:22 


이해인 수녀가 수녀원 입회 60주년 단상집 '소중한 보물들'(김영사)을 출간했습니다.

1964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토 수도회에 입회하면서 수도자의 길을 걸은 후 올해까지 60년간 품어온 이야기들이 단상의 형태로 담겼습니다.

법정 스님과의 일화, 김수환 추기경의 서간문 등 먼저 하늘로 떠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추억담을 시인의 정갈한 언어로 전합니다.

또 어머니의 편지부터 사형수의 엽서, 첫 서원 일기부터 친구 수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쓴 시까지, 수녀원의 고즈넉한 정원부터 동그란 마음이 되도록 두 손을 모았던 성당 등 다양한 사연을 들려줍니다.

"인생의 이별학교는 우리에게 가르친다. 모든 것은 언젠가 다 지나간다는 것을, 삶의 유한성을 시시로 절감하며 지금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101쪽)

"결국, 사람들이 사는 곳이 / 더 중요하다는 걸 / 거기가 바로 구원의 장소라는 걸 / 왜 이리 늦게야 아는 것인지"(215쪽)

사진작가 정멜멜이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저자와 동행하며 찍은 정겨운 사진들도 함께 수록됐습니다.



두 명의 젊은 의사가 사체 부검을 하면서 보통 노인의 뇌 무게가 젊은 사람보다 약간 적은 것을 발견했는데 이때부터 노인의 뇌는 용량이 작아서 기능 면에서 떨어진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살면서 계속 수백만 개의 뇌 세포를 잃는다'는 이론을 믿게 된 이유인데 이런 추론과 단편적 연구들이 쌓여 뇌에 대한 오해와 미신은 깊어졌습니다.

저자들은 '매일 뇌 세포가 100만 개씩 죽는다' '26살이 되면 뇌가 성장을 멈춘다'는 속설에도 위대한 천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뇌 기능이 더 좋아진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맵 창시자이자 '미스터 브레인'으로 불린 토니 부잔은 두뇌의 기능과 활동이 나이가 들수록 퇴화하는 것이 아니며, 사고력, 창의력 등 전반적인 잠재력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음을 50년간의 연구로 증명합니다.


뇌를 잘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이 배울수록 발달의 모든 영역에서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데 뇌의 근육을 많이 사용할수록 알츠하이머병 증상의 발현을 수년간 늦출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재의 연구들은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이유는 지적 활동이 질병으로 손상된 조직을 보완하는 뇌의 잉여 조직을 발달시키기 때문입니다.

뇌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하려고 뇌의 기본적 메커니즘을 배운 후 마인드매핑, 기억술, 창의적 사고, 속독, 다양한 신체 기술 등 뇌 기능을 유지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특별한 기술을 알려줍니다.



신간 '씨 유 어게인'은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의 김지윤 작가의 신작으로,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지닌 정금남 할머니, 그러나 톡톡 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도시락 집 할머니이지만 매일 영어를 공부하기도 합니다. 또 패션 트렌드에 밝고 요가, 필라테스도 즐길 줄 알면서도 혜자 도시락에 강한 라이벌 의식이 있으며 간혹 도시락에 메모를 넣어 동네 사람들의 끼니까지도 참견합니다.

사전 출판 제작 펀딩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장편 연재소설은 혜화동의 뉴요커를 꿈꾸는 '혜화동 그랜마' 정금남 여사를 중심으로 도시락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과의 부침에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축구선수 손흥민과 늘 비교당하는 손흥민, 흥민의 둘도 없는 친구 민수, 난임이 고민인 간호사 해영, 마성의 보이스를 가진 달걀장수 은석, 정 여사의 입양 딸이자 화가인 문정, 노숙자 새말 등 다양한 색깔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푸짐한 밥집에서 저마다 상처와 아픔을 위로받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딘가 있을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에 남녀노소 다양한 캐릭터들의 고민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방 탈출은 단순히 갇히는 행위가 아니다. 방 탈출은 갇히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방 탈출을 통해 하나의 방에서 나와 새로운 방에 들어간다. 문제를 풂으로써 새로운 재미를 발견한다. 방에 감금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출구를 찾는 과정이다. 갇히는 것이 아니라 열어나가는 것이다." (방탈출, 좋아하세요?)

저자 오지은은 프랜차이즈 커피회사의 마케터로 근무하는 그는 겉보기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방 탈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습니다.

"방 탈출을 하면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도 조금은 더 쉽게 풀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방탈출은 재밌으니까요!"

저자가 방 탈출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방 탈출을 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현생은 힘들었을지라도 방탈출러는 지칠 틈도, 슬퍼할 틈도 없다' 방탈출은 테마 속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여러 방을 거치며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푸는 게임으로, 제한시간 내에 성공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습니다.

톡톡 튀는 재치와 따뜻한 감성으로 빚어낸 방 탈출 덕질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방 탈출과 인생이 놀랍도록 닮았다는 것입니다.

방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은 스포일러 금지입니다. 스토리 속 주인공은 여정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인생 역시 마찬가지인데 우리 앞에 어떤 방과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저자는 예상하지 못한 일에 힘들어하기보다는 반기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을 맞이하다 보면 방 탈출 테마 속에서처럼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승전결이 완벽하고 멋진 테마를 만났을 때 방탈출러들은 '인생 테마'를 만났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삶에서도 아름다운 절정과 결말을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삶의 순간순간이 모여 우리의 인생 자체가 '인생 테마'가 되지 않을까 방 탈출 실력도 인생살이도 조금씩 나아지고 점차 즐길 수 있게 되길 응원하게 됩니다.



1957년 출간되어 이듬해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만들어주고, 이후 영화화를 통해 전 세계적인 열풍이 됐습니다.

세기를 넘어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호명되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의사 지바고'가 창비세계문학 96, 97번으로 출간됐습니다. 일찍이 시인으로 명성이 높았던 보리스 빠스쩨르나끄의 유일한 장편소설로,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최초 정치적 이유로 자국에서 출간을 거부당하고 이탈리아에서 출간되었으나 이후 18개국에서 번역 계약이 되며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뿐 아니라 노벨문학상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에서는 이 수상을 놓고 반(反)빠스쩨르나끄 운동이 일어날 만큼 거센 항의가 빗발쳤고, 작가는 결국 수상을 거부해야만 했습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의사 지바고'는 근현대 러시아 문학을 두루 소개해온 역자 최종술의 탁월한 번역으로 '소설로 쓴 시' '시와 산문의 종합'이라는 평을 받는 작품의 진면목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원작의 고유한 문체와 시적 리듬을 고스란히 담아냈는데 작품의 의미를 다각도로 조명한 역자의 해설을 통해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주류를 이루었던 역사적 책임과 시대의 소명을 자각한 주인공에게서 벗어나 타협하지 않고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추구하는 주인공 유리 지바고의 독특함을 짚고, 이 점이 혁명과 소비에트 사회주의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드러낸다는 통찰을 제시합니다.

[MBN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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