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조건 1천 원 빵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지난달 강남구 한 역사에 위치한 빵집의 '무조건 1천 원' 현수막 문구가 '무조건 1천3백 원'으로 바뀌었습니다.
해당 빵집의 직원은 가격 인상에 대해 "1천 원짜리 하나 팔아 2백∼3백 원 남겼는데 공장에서 가격을 올려버리니 별수 없지."라고 말했습니다.
1,100원에 판매 중인 빵들 / 사진=연합뉴스
고속터미널역 1천 원 빵집도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처럼 무조건 1천 원 빵집의 가격 인상은 밀가루 가격은 내렸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운송·인건비 등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오늘(24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밀가루는 지난 3∼4월 4사가 평균 3.2∼6.5% 정도 가격을 내리면서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1천 원 빵집 사업 제조·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빵 원료 가격은 안정을 찾고 있어 가격 인상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운송 비용, 판매점 임대료, 인건비 등 원료 외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빵집에 들어오는 빵 가격은 1개당 평균 5백∼6백 원 정도에서 6백50∼8백 원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점주들은 매출 감소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강남구 한 역사 종업원 손 씨는 "가격 인상 이후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고 약 1백만 원이던 하루 매출도 많아야 60만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오전 8시가 가까워지자 역사는 출근 인파로 가득했지만, 빵을 구매하는 사람은커녕 구경하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고속터미널역 빵집도 3백만~4백만 원이던 하루 매출이 2백만 원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약 40분 동안 20여 명의 손님이 매장을 찾았지만, 빵을 구매하는 손님은 3명에 그쳤습니다. 빵집 지점장 김 모(44) 씨는 "2백 원 인상 이후 발길을 끊은 단골이 많다"고 했습니다.
손님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일주일에 4∼5차례 1천 원 빵집을 이용했다는 류 모(30) 씨는 "한 번 이용할 때 5천 원어치 정도를 샀는데, 이젠 같은 양을 사면 6천∼7천 원 정도를 내게 돼 부담스러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정 모 씨는 "질이 나쁘지 않은 1천 원짜리 빵을 구매할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