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북한·베트남 방문이 미국을 웅덩이에 빠뜨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은 미국의 '독재'와 제재 정책의 실패라고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2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는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이 "미국을 웅덩이에 빠뜨렸다"며 "그들의 독재 정책, 그들의 제재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러시아가 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고 우리에게 손 내밀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뜻합니다.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발의된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미국 측이 러시아와의 진지한 대화를 피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지난 20일 린지 그레이엄(공화), 리처드 블루먼솔(민주) 등 미 상원의원들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행정부가 우리가 보여주고 있는 성공에 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새로운 법안이 발의될 때 미 의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본질적으로 많은 (미국) 당국자들이 단순히 우리에게서 도망치고 있고, 무엇보다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과 관련해 우리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제안을 무시한 채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안토노프 대사는 또 미국과 전략 무기 통제를 논의한다면 다른 사안들과 '패키지'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자국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물들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미국 무기로 공격받을 때 군축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크렘린궁은 미국과 핵 문제 등 전략적 안정에 관해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지만 우크라이나 분쟁과 미국의 분쟁 개입을 포함해 모든 차원을 아우르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화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내 러시아 비자 신청 센터를 폐쇄한다는 통보를 미국 측으로부터 받았고 외교관 면세카드도 박탈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개선은 차치하고 악화하는 상황이 잠시 멈출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며칠 안에 백악관 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언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그들에게 사안들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조인식./ 사진=평양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20일 베트남 국빈 방문 시 만난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는 '서로의 독립·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해치는 제3국들과의 동맹과 조약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