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밀양 사건' 가해자, 자필 편지 공개…"사죄하며 살 것"
입력 2024-06-21 09:44  | 수정 2024-06-21 09:49
사진 = 유튜브 '전투토끼' 채널 영상 캡처
신상공개 유튜브 채널에 자필 편지 보낸 가해자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피해자 지정' 200만 원 기부한 사실 알리기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이 신상공개를 한 유튜버에게 사과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20일)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에는 '밀양 가해자 박OO 최초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가해자 박 모 씨는 2장 분량의 자필 사과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편지에서 박 씨는 "무슨 말을 해도 공분을 살 것 같아 두렵고 후회스럽다,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는 "20년 전 그 당시 고등학생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피해자분께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죄를 지었다"며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오셨다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특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피해자와 합의가 돼 소년재판으로 넘어가면서 1호, 3호 처분을 받고 사회봉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그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차라리 그때 처벌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과했다면 피해자분과 국민들의 분노가 조금이나마 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박 씨는 "평생을 외식 한 번 안 해보고 농사만 지으시다 암 수술하신 부모님께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스럽다"면서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또 사죄하며 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해당 유튜버에게 또 다른 메일도 보냈습니다.

박 씨는 "살아가면서 조금씩이나마 피해자분 몰래라도 합의금 명목 삼아 후원하겠다"며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정후원'으로 200만 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첨부했습니다.

사과 편지와 후원 사실을 공개한 유튜버는 "20년 전 아이들이었던 가해자와 피해자·국민들이 지금 어른이 되어 뒤엉켜 싸우고 있는데, 당시 솜방망이 처벌을 주도한 경찰과 검찰, 재판부는 여전히 뒷짐지고 싸움 구경 중"이라며 "당신들이 진정한 어른이라면 책임을 지고, 소년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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