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당 아버지 이재명'·'90도 인사'…오세훈 "아부 즐기나"
입력 2024-06-20 16:35  | 수정 2024-06-20 16:4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 영상 = MBN
강민구 최고위원 '민주당 아버지 이재명' 논란
오세훈 "이재명, 지금이라도 정치 그만둬라"
강민구 "영남 남인의 예법" 논란 일축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의 아버지'라고 치켜세워 여당으로부터 '명비어천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도 "우리나라 정치 수준이 대체 어디까지 추락해야 하는 것이냐"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민구 최고위원의 희대의 아첨을 접하고 이재명 대표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보았다"며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과 본인에게 결국 해가 될 아부성 발언을 즉시 바로잡았을 것인데 놀랍게도 이 대표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 = MBN


오 시장은 "이 대표가 민주당의 아버지라면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은 어찌 되는 것이냐"면서 "이번 ‘아버지 발언을 보며 권세있는 자의 수레에서 떨어진 먼지에도 절하는 아첨꾼을 뜻하는 배진(拜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에는 강 최고의 아부 발언, 그걸 들은 이 대표의 반응을 목도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아부 경쟁을 즐기며 앞으로도 아부 행태가 계속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이냐"며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이 대체 어디까지 추락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원내 1당 대표로서는 물론, 정치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범죄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이 대표 스스로 언제 감옥을 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을 마치 북한의 유일지도체제처럼 만들어 가는 것은 초조함의 발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꼬집었습니다.

오 시장은 "나라 전체가 형사 피고인 이 대표 한 사람으로 인해 품격을 잃고 추락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향한 과욕은커녕 지금이라도 정치 자체를 그만두는 것이 본인과 국민 모두를 위해 바람직한 선택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숙고해보시기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 = MBN


앞서 이 대표의 지명으로 임명된 강 최고위원은 어제(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시다.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님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발언하며 이 대표와 악수하고 이 대표를 향해 90도로 숙이고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명비어천가", "명사부일체", "조선노동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정치권이 술렁였습니다. 그러자 강 최고위원은 "헨델이 '음악의 어머니'라고 한 것을, 왜 남자를 어머니라고 하느냐며 반문한 격"이라며 "이러한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다"라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퇴계 이황의 학풍을 이어 받은 영남 양반의 인사 예법이었을 뿐이라고 말한 겁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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