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정신과 신체 건강에 두루 이롭다는 연구는 많다. 특히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는 데 음악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동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물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를 위한 음악
수술실에서 전신 마취된 고양이에게 음악을 들려주니 심박수가 안정되고 동공이 작아지는 등 긴장이 한결 풀어졌다는 연구가 있었다. 청각이 예민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고양이에게 음악은 밥보다 약보다 더 효과 높은 안정제가 될 수 있다.2016년에는 [Music for Cats]라는 고양이 전용 앨범도 발매되었다. 오직 고양이를 위한 음악 다섯 곡이 담겼는데, 첼리스트와 심리학자가 함께 기획하고 완성했다. 어떤 음악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낮출까 고심하던 이들은 아기 고양이가 젖을 빨 때 내는 소리, 엄마 고양이 소리, 휘파람 소리, 새가 지저귀고 날갯짓하는 소리 등 평소 고양이가 좋아하는 소리를 엮어 음악으로 구현했다. 모든 곡에는 고양이가 그르릉거리는 소리를 주기적으로 삽입했다. 결과는? 실제로 고양이 47마리에게 이 음악을 들려 주고 혈액 샘플을 조사하니 77%가 스트레스 완화 반응을 나타냈다.
장르로 따지면 고양이는 느리고 부드러운 선율의 클래식을 선호한다. 특히 음역대가 높고 떨림이 있는 현악기 소리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는 실제로 사람 목소리보다 두 옥타브가량 높은 고양이들의 목소리에 가까운 음역대를 현악기가 구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가 좋아하는 음악
개는 어떨까. 당연히 개도 음악을 즐기고 각별히 좋아하는 장르까지 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개는 클래식과 레게, 소프트 록을 좋아하며 특히 레게와 소프트 록 음악을 들을 때 스트레스 진정 효과가 뛰어났다고 한다.개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는 음악의 빠르기는 80~100비트 수준인데, 이는 사람이 휴식할 때 심장 박동 수와 비슷하다. 물론 ‘개바개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멜로디 변주가 많지 않고 비트가 반복되는 음악을 좋아하며, 부드러운 허밍이나 자극적이지 않은 자연의 소리를 닮은 음악은 분리 불안이나 행동 문제를 보이는 개들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고.
TIP 한편 고양이와 개가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음악 장르는 헤비메탈이다. 말이 많고 빠른 랩도 청각이 예민한 고양이에게는 고통을 주며, 웅장하고 울림이 큰 클래식 음악도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5호(24.6.2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