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청 공무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줄게"…맥주 쏟고는 화풀이
입력 2024-06-17 11:46  | 수정 2024-06-17 13:25
한 남성이 맥주잔에 술을 가득 채운 뒤 그대로 바닥에 쏟아붓고 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바닥에 쏟은 술 닦자 "바닥에 볼일을 본 것도 아니고…치우는 게 대수냐"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영상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하던 한 남성이 잔을 채우고는 그대로 바닥에 술을 쏟아버립니다.

일행이 다시 술을 따라주자 또 바닥에 쏟아붓더니, 빈 잔을 입에 대며 술을 마시는 척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한 남성이 맥주잔에 술을 가득 채운 뒤 그대로 바닥에 쏟아붓고 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영상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아내와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A 씨에 따르면, 가게 마감 직전 "딱 30분만 먹고 가겠다"는 술에 조금 취한 듯한 40~50대 손님 4명을 받았습니다.

A 씨는 "경기도 어렵고 해서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에 손님을 받았는데, 그게 이렇게 큰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고 적었습니다.

이들은 치킨과 술을 주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밑이 맥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습니다. A 씨 아내는 매장 통로에 맥주가 쏟아진 것을 보고 바닥이 미끄러워 사고가 날까 우려돼 휴지를 가져와 바닥을 닦았습니다. 이후 손님들은 계산을 하고 나갔습니다.


문제는 해당 손님들이 가게를 나간 뒤에 벌어졌습니다.

바닥에 술을 쏟아버린 남성이 다시 돌아와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며 삿대질하고 고함을 친 겁니다.

또 이들은 "돈 주고 사 먹는데 바닥에 볼일을 본 것도 아니고,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자신들이 먹튀라도 했냐"며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부자 되겠다"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행 중 한 명은 "여기 구청 직원인데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를 망하게 해주겠다"거나 "SNS에 상호를 올리겠다"는 등 협박성 발언까지 덧붙였다고 작성자는 주장했습니다.

A 씨는 "아내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는 장면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아내에게도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너무 마음이 힘들다"며 "신혼부부인 저희에게 한 줄기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의도적인 괴롭힘과 영업 방해"라면서 "구청 민원실 가서 CCTV 녹화본 제출하고 그대로 민원 넣어라"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조언하며 공분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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