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산책 갔는데 몸에 더덕더덕"…팅커벨 가고 '이 벌레' 왔다
입력 2024-06-17 08:59  | 수정 2024-06-17 14:35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모습. / 영상 = MBN
붉은등우단털파리 '러브버그' 기승
전문가 "기온 상승으로 출현 시기 빨라져"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많아요. 피하기도 힘들고 너무 징그러워요."

지난 주말에 남산 둘레길을 찾은 직장인 A 씨는 벌레 떼로 인해 산책을 즐기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A 씨가 마주친 이 벌레는 바로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 사진 = MBN

최근 서울 전역에서 떼지어 나타났던 동양 하루살이가 사라지자 이번엔 러브버그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서울 전역에서 러브버그를 발견했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습니다.

X(옛 트위터)를 보면 "산책하러 나갔다가 몸에 러브버그 500마리 붙이고 귀가함", "러브버그 또 시작하네", "러브버그 때문에 버스 기다리는 것도 힘들다"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러브버그는 암컷과 수컷 두 마리가 붙어 다니는 탓에 많은 사람이 혐오감을 느끼지만 해충은 아닙니다.


질병을 옮기거나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으며 모기처럼 물지도 않습니다.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번에 많은 개체 수가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방역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출현 시기가 다소 빨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변온 동물인 곤충의 경우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면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출현 시기가 계속해서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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