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프레스룸LIVE] 이정재와 폴랑의 '특별한 만남'
입력 2024-06-14 10:30  | 수정 2024-06-20 10:41
【 앵커멘트 】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피에르 폴랑의 국내 최초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배우 이정재가 이 전시를 기획하고 소개해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문화스포츠부 김문영 기자와 만나, 배우 이정재와 폴랑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문영 기자가 배우 이정재를 만나고 왔죠?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낸 배우로 압니다만.

【 기자 】
네, 최근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낸 배우죠.

'오징어게임 시즌2'의 막바지 촬영을 했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동양인 제다이로 출연했습니다.

마스터 솔이란 역할과 분량의 무게감이 상당했던 만큼 디즈니+의 '애콜라이트'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크게 노력했는데요.

▶ 인터뷰 : 이정재 / 배우
- "한마디를 하더라도 아주 제대로 표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잠자리에서 밤잠을 못 자면서 정말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나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평소에 관심이 있던 가구 전시를 성사시켰다고 합니다.


【 질문 1-1 】
전시회를 어떻게 기획한 겁니까?

【 기자 】
네,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인 피에르 폴랑의 아들인 벤자민이 이정재에게 먼저 제안했고요.

벤자민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팬인데 폴랑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폴랑의 팬인 이정재가 바로 호응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재 / 배우
- "워낙에 많이 영화에 나오는 가구들이었죠. 많다 보니 '아, 같은 디자이너이셨구나!' 이런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더 궁금증도 생기고 더 찾아보게 되고…."

폴랑의 어떤 작품들이 국내로 들어올지 직접 챙겨 봤고, 이미지 파일도 받아봤다고 합니다.

【 질문 2 】
전시 장소가 흥미로운데요. 배우 이정재가 설립한 회사의 로비와 지하라면서요?

【 기자 】
네, 배우 이정재는 배우 정우성과 함께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요.

이 회사 건물의 일부인 로비와 지하 공간을 피에르 폴랑 전시를 위해 무료로 내주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재 / 배우
- "국내에서도 꽤 성공한 가구 전시가 몇 개가 있었거든요. 그중에 몇 개는 제가 가서 관람하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좋아하시겠다. 영화에서 많이 소품으로도 나왔으니까 이야기가 저하고도 맞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현대 미술과 디자인의 애호가인 배우 이정재가 흔쾌히 공간을 내준 것입니다.


【 질문 2-1 】
배우 이정재가 가구와 공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많이 큰 건가요?

【 기자 】
배우 이정재는 집과 사무실도 직접 꾸미면서 공간 디자이너를 꿈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금도 공간 디자이너의 꿈이 있는지 묻자, 취직을 준비할 당시의 꿈에 불과했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전시 공간은 내줬지만, 이제 '필름메이커'가 된 만큼 새 꿈을 갖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현재 새로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나가고 있는데, 영화의 소품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될 경험은 얻은 것 같다고 귀띔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재 / 배우
- "이번 전시에서는 좀 배운 게 있어요. 가구를 이런 식으로 배치한다든가, (주된) 색깔과 그림 작품들을 어떻게 어울리게 한다든가 이런 것을 배우게 된 것은 사실이에요."

【 질문 3 】
가장 궁금한 건 전시장을 가득 메운 '모더니즘의 아버지' 폴랑이 어떤 인물인지입니다.

【 기자 】
네, 1927년생 폴랑은 루브르 박물관의 드농 윙의 공간 인테리어를 맡았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가장 인기가 많은 곳, 모나리자의 원작이 전시된 공간 아시죠?

폴랑이 가구를 배치하고 벽의 색깔과 구도를 결정한 드농 윙의 6번 홀이 바로 그곳입니다.

프랑스 퐁피두 전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에 엘리제궁에서 유일하게 현대적인 공간인, 1970년대의 실내 디자인 '폴랑룸'도 창조했고요.

미테랑 전 대통령의 집무실 의자도 폴랑이 꾸몄습니다.

이번 전시장에 가면 꽃과 호박 모양의 현대적인 디자인의 의자를 두고퐁피두 전 대통령의 스모킹룸을 재현한 공간에도 앉아볼 수 있습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등이 폴랑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 질문 3-1 】
그럼 특히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한 것인데, 지금 봐도 가구 디자인이 참 현대적입니다.

【 기자 】
네, 그래서 가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들었고 미술관에도 소장된 건데요.

폴랑은 두 삼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로댕의 학생이자 조각가 삼촌 프레디처럼 모든 각도에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차 디자이너인 삼촌 조르주처럼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삶을 향상시키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삼촌 조르주는 1930년대에 푸조와 벤틀리, 롤스로이스의 '오픈 루프카' 컨셉을 개발한 인물이기도 하죠.

폴랑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다, 창조하지 않고 발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 질문 3-2 】
영화에도 가구들이 자주 소개됐잖아요?

【 기자 】
네, 배우 이정재가 언급했다시피 수많은 유명한 영화들에 폴랑의 작품들이 등장했습니다.

'스타트렉', 제임스 본드 시리즈인 '007 문레이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바비'까지, 수많은 TV 제작물과 영화의 제작자들이 세련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폴랑을 찾았습니다.

영화 관계자들이 찾아와 미래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소품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하면서 다양하게 노출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 벤자민 / 피에르 폴랑 재단 이사장
- "아버지께서 1950~1960년대부터 디자인을 해오셨는데, 흥미로운 점은 지금도 영화와 시리즈물에서 미래를 표현하기 위해 당시에 구상하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가구들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 질문 4 】
폴랑의 국내 전시가 이번이 처음이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지난 2009년 폴랑이 작고했고, 앞서 언급한 그의 아들 벤자민 폴랑이 배우 이정재에게 연락하면서 국내 첫 폴랑 전시를 기획했는데요.

MBN과 인터뷰한 벤자민은 세계 3대 아트 페어인 '프리즈 서울' 기간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웠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벤자민 / 피에르 폴랑 재단 이사장
- "한국을 다시 찾아 아버지의 작품을 선보이는 일이 제게는 매우 흥미로운 과정입니다. 1980년대에 방한한 아버지는 한국의 전통 목제 가구에 영감을 받기도 하셨는데요. (한국과) 연결돼 이런 관계를 조명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아시아 국가의 바닥 문화에 영감을 받은 폴랑이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구상한, 공간에 따라 조합이 가능한 모듈형 작품에도 감상하고 앉아볼 수 있습니다.

【 질문 4-1 】
앞으로 국내에서 폴랑의 작품을 자주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아쉽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할 것 같고, 이런 전시 기회가 있을 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벤자민은 MBN에 대형 회사가 되기보다,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콜렉션을 보여주고 사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일이 꿈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서, 또는 나중에 벤자민이 마련한다면 서울에서의 공유 공간을 통해서 폴랑의 유산이 이따금씩 소개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질문 5 】
이번 전시 기간은 언제까지입니까?

【 기자 】
네, 전시는 오는 9월 8일, 올해 프리즈 기간까지 이어집니다.

폴랑의 작품들뿐 아니라,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과 주목받는 작가 이희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디지털 파트너사 아투를 통해 디지털 뷰잉이 가능하고, 이메일로 예약 관람을 받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문영 기자였습니다.

#MBN #이정재 #피에르 #폴랑 #김문영기자

※ 참고
이메일 관람 예약: rendezvous@paulinpaulinpaulin.com
디지털 뷰잉: 디지털 아트 플랫폼 '아투(@artue.io)'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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