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롤스로이스남 마약처방·성폭행' 의사에 징역 17년 선고..."돈벌이 급급"
입력 2024-06-13 16:08  | 수정 2024-06-13 17:55
'압구정 롤스로이스' 마약 처방 의사, 영장심사 / 사진=연합뉴스
"죄질 불량, 히포크라테스 선서 정면 위배"…선고 앞두고 기습 공탁도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환자들을 성폭행한 의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강두례 부장판사)는 오늘(13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의사 염모씨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792만원 추징과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염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마약류 남용을 예방하고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와 사회 복지에 앞장서야 할 의사가 프로포폴 처방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했다"고 질책했습니다.

이어 "이 외에도 개설 신고가 돼 있지 않은 장소에서 진료하고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며 "고도의 도덕성을 요하는 의료인으로서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의사 지위를 이용해 수면마취 중인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범행 역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인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점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염씨 범행의 피해자 대리인은 선고 후 취재진에게 "피고인이 선고 이틀 전 피해자 1명당 500만원씩 기습적으로 공탁했다"며 "양형에 참작받기 위한 보여주기식 공탁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들은 전혀 수령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염씨는 작년 8월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신모씨에게 프로포폴, 미다졸람, 디아제팜, 케타민 등을 혼합해 투여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습니다.

작년 10월 초부터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로 환자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여하는 의료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수면마취 상태인 여성 10여명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일부 환자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습니다.

한편,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2심 재판 중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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