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엄마 핸드폰 액정 깨졌어"…이 문자 받았다면?
입력 2024-06-13 15:24  | 수정 2024-06-13 15:41
인출책에 대포통장 등을 넘겨주는 금융범죄 조직원 모습이 담긴 CCTV. /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95억 원대 피싱·사이버 사기 조직원 226명 검거
필로폰·대마 등 마약 유통 혐의도

한 남성이 길 건너편 남성을 향해 곧장 걸어옵니다.

스치는 찰나의 순간, 손에 쥔 무언가를 건네고 말 한마디 없이 흩어집니다.

이들은 경기권에서 활동한 사이버 금융범죄 조직원들로, 중간 관리책이 현금을 인출할 카드와 대포통장을 넘겨주는 모습입니다.

오늘(13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피싱과 사이버 사기를 벌여온 사이버금융범죄 조직원 2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32명을 구속했습니다.

사이버 금융범죄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인출에 사용된 카드. /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 보험 처리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자녀 사칭 문자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95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메신저 피싱 외에도 ‘피해자 명의 은행계좌가 사기 범행에 이용되어 신용점수가 떨어졌으니, 대출금을 국민안전계좌로 송금하라, ‘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한 후 리뷰를 작성해주면 수당을 주겠다며 각각 검사 사칭, 리뷰알바 사기 범행도 저질렀습니다.

사이버 금융범죄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류. /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마약 판매·유통팀까지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필로폰, 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도 받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 일당이 판매 중이던 필로폰 649.18g, MDMA 368정, 대마 143.13g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자녀를 사칭한 문자 이후 금전을 요구받는 경우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실제 자녀인지 확인하고, 인터넷에서 금 등 고가품의 개인 간 거래 시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분, 연락처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자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되지 않는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을 해주겠다 ‘입사 전 월급 받을 통장을 먼저 제출해라 등의 말에 통장을 넘겨주었다가 범행계좌로 이용될 경우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만약 사이버금융범죄로 인해 계좌이체나 대출 실행 등 피해 발생 시 신속한 경찰신고와 금융권 범행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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