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의힘, 당대표 뽑을 때 민심 반영 가닥…'당심 100%' 폐기 수순
입력 2024-06-04 17:25  | 수정 2024-06-04 17:28
사진 = 연합뉴스
일반국민 여론조사 반영비율 30∼50% 거론…다음 주 결론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가 '당원투표 100%'인 현행 당대표 선출 규정을 고쳐,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특위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오늘 1차 회의에 참석한 위원 다수가 국민 여론조사, 즉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당내에서는 총선 패배를 계기로 당대표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민심과 당원투표를 통한 당심이 함께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습니다.

현행 '당심 100%'는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밀어붙인 경선 룰로, 김기현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수도권 의원과 낙선자들 그리고 당시 경선 룰 변경의 타깃이었던 나경원·안철수·유승민 등 잠재적 당권 주자들은 민심 반영에 긍정적이지만, 당내 주류인 영남권 의원과 친윤계에서는 룰 개정에 대한 거부감도 표출되고 있습니다.

특위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제시된 현행 룰인 당심 100% 유지와 당심 대 민심 80:20, 70:30, 50:50 등 네 가지 안을 두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입니다.

특히 어제 의원총회에서는 현행 룰 당심 100%를 유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2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전체 7명 가운데 5명이 참석한 특위 회의에서는 국민 여론 30% 또는 50%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민심 30% 반영이 채택될 경우 당원 투표 100%로 변경되기 전으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특위는 지도부 요청에 따라 오는 12일까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해 비대위로 넘길 계획으로 다음 달 25일에 열기로 잠정 결정한 전당대회 일정에 맞추려면 경선 룰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위가 제안한 개정안은 비대위 검토 후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원회를 통해 확정됩니다.

또 당대표와 최고위원단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지도 주목됩니다.

특위는 내일(5일) 회의에서 지도체제 변경 여부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방침입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어제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번 전당대회는 단일지도체제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지만,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이 이야기한 것이고, 결론을 낸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한다"며 "그래서 상관 없이 특위는 (지도체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방식, 지도체제 변경 등이 거론되는 배경에 당대표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태진 기자 jtj@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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