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알코올 중독 증세로 2년간 7번이나 응급실을 찾은 50세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 라헬 제우드 박사팀은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CMAJ)에서 해당 여성이 '자동양조 증후군'(Auto-brewery syndrome)으로 진단돼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양조 증후군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탄수화물이 발효되면서 체내에서 알코올이 만들어지는 희귀질환입니다.
맥주 발효에 쓰이는 출아형 효모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측정되고 취한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이 여성은 근래에 종교적 신념으로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지만,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말이 어눌하고 알코올 냄새가 나며 혈중 에탄올 농도가 높아지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는 응급실 방문 때마다 지속적인 무기력증과 졸음으로 1~2주간 휴가를 내야 했고, 식욕이 억제돼 거의 먹지 못했으며 무기력증과 졸음이 1~2개월마다 재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여성이 7번째 응급실을 찾았을 때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정신과 의료진의 진단을 통해 자동양조 증후군 진단을 내렸습니다.
자동양조 증후군은 1948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장 파열 소년의 장 내용물에서 알코올 냄새가 났다는 보고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 질환은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로 드물게 발견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는 100건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상의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고, 치료법도 항진균제 처방과 저탄수화물 식단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제우드 박사는 "자동양조 증후군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상당한 사회적, 법적, 의학적 문제들을 초래한다"며 "이 환자 사례는 이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임상 진단과 관리에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