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연임론 명분 놓고 '끙끙'...당헌·당규 개정 의견 수렴
입력 2024-06-03 11:05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임기가 2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강성 권리당원 등을 끌어안으며 거야(巨野)를 이끌 대안이 이 대표 외에는 마땅치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며 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던 소수의 의견도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의 사퇴 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면 대선 1년 전에 사퇴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를 '당무위 의결로 당 대표 사퇴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둬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합니다.


실제 개정이 이뤄지면 이 대표가 연임해 2026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한 뒤 대선을 준비하는 게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데 따라 '친명(친이재명) 일극 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는 점입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49%로 집계됐습니다.

당내에선 친명계가 대거 당선된 22대 국회에서 사실상 비명(비이재명)계가 설 공간이 없는 가운데 서둘러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안을 보고할 당시 이른바 '7인회'로 불리며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던 한 의원조차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연임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은 거의 없다"며 "해당 의원도 당헌을 지금 바꿀 경우 연임을 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지나친 부담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발언한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기류 속에 민주당은 애초 3일 오전으로 예상됐던 당헌·당규 개정 절차논의를 일단 유보했습니다.

더 많은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오는 5일 오후에는 당 소속 의원과 전국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도 엽니다.

이 자리에서는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한 난상 토론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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