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참금이 뭐기에…걸핏하면 소송에 현금 수송차로 실어 나르기까지
입력 2024-06-01 19:31  | 수정 2024-06-01 20:03
【 앵커멘트 】
중국에선 결혼할 때 신랑 측이 신부 쪽에 지참금을 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거액의 돈이 오가다 보니 갖가지 문제가 끊이질 않습니다.
베이징 윤석정 특파원입니다.


【 기자 】
중국의 한 결혼식장에 현금 운송 차량이 멈춰 섭니다.

신랑 측이 준비한 차이리, 즉 결혼 지참금이 998만 위안, 우리 돈 18억 원에 이르다 보니 차에 싣고 온 겁니다.

▶ 인터뷰 : 현금 운송 요원
- "(현금 운송차로 지참금을 운송하는 상황이 자주 있었나요?) 없어요. 처음 들어봐요. 특별한 상황이죠."

지참금은 신랑 측이 신부 쪽에 감사를 표시하는 풍속이지만, 액수가 커지면서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습니다.

지참금만 받고 여자가 잠적하는가 하면, 지참금을 노린 부모가 미성년 딸을 강제로 결혼시키려다 딸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습니다.


파혼이나 이혼한 뒤 지참금 반환 여부를 놓고 양쪽 집안이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 인터뷰 : 산둥성 법원 직원
- "(못 돌려줘요, 다 써버려서요.) 뒷일도 생각 안 하고 다 써버려요? (그때는 결혼 안 할거라 생각 못했죠.)"

혼외자를 숨긴 채 결혼한 아내가 지참금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 연행되는 과정을 270만 명이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지참금 반환 거부 여성
- "지참금을 이미 다 써 버렸는데 어떻게 돌려주나요. 난 직업도 없어요. 어떤 예물은 이미 팔았다고 말했어요."

급기야 중국 정부와 법원이 고액 지참금 문화를 바꾸자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3천만 명이나 많은 성비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이런 상황을 개선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윤석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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