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원식 국방장관 "北 오물풍선, 저급 행위"…러시아 무기거래도 비판
입력 2024-06-01 14:19  | 수정 2024-06-01 14:22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서 연설하는 신원식 장관/사진=연합뉴스
"정상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행위…러북 무기 거래는 즉각 중단돼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인도·태평양 주요국 국방 수장들 앞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군사기술 등을 거래하는 러시아도 함께 비판했습니다.

신 장관은 오늘(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며칠 전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 목적의 대북 풍선 날리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260여 개의 오물풍선을 우리 영토에 살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장관은 북한의 행위가 "정상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이자 "반인륜적이고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은 핵 투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금년에만 12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최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로켓을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여기 계신 모든 국가를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고 인태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해 오랫동안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는 모두 '독재정권의 지속'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연단 향하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신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연설 후 청중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수출하고, 반대급부로 식량과 유류품, 군사기술 등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특히 군사정찰위성 관련 기술을 집중적으로 받은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러한 것이 이뤄지면 북한군 재래식 전력이 증강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신 장관은 연설에서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의 수호자가 돼야 하는데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며 "상상하기도 어려운 극단의 자기 모순적 행동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어 "북한은 무기거래의 대가로 받은 자금과 기술을 활용해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는 국제질서와 규범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분쟁과 대립을 조장하는 원인으로, 러북 무기 거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신 장관은 이날 자체 핵무장과 한일 안보협력, 중국과의 관계 등의 질문에도 답변했습니다.

자체 핵무장에 관한 청중의 질문에 신 장관은 "자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한미동맹을 믿지 않는다는 전제"라며 "현실적으로 채택이 굉장히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한일 안보협력과 관련한 질문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일 협력은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이익을 공유하기 때문에 인태 지역을 넘어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에 관해선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은 점을 들어 "중국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기대한다"며 "(중국이)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보다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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