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맞벌이가정 24% "우울"…가정 어려움 1위는 '돌봄 공백'
입력 2024-06-01 09:23  | 수정 2024-06-01 09:31
사진=연합뉴스
적령기 16% "결혼 안해"…출산율 0.55 관문 뚫어도 육아·돌봄 장벽


서울 맞벌이 가정의 24%가 우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킹맘·대디들은 사회·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육아·돌봄에 힘들어했고, 결혼 적령기 청년 15.8%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연구원은 오늘(1일)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를 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발행물은 '2023년 서울양육자서베이'와 서울 영유아 양육 여건·양육자의 정신건강 양육 스트레스 등에 대한 설문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만 0∼9세 자녀를 둔 서울 맞벌이 부부 5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6%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불면증과 불안감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20.8%, 15.8%로, 8.6%는 자살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일·생활 균형 정도를 물은 결과 워킹맘의 43.7%와 워킹대디의 38.8%는 '일에 치이다 보니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워킹맘·대디 10명 중 3명은 퇴근 후에도 일 걱정을 했습니다.

일과를 보면 워킹맘은 가사·자녀 돌봄, 워킹대디는 직장생활·경제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습니다. 가사·자녀 돌봄은 워킹맘 3.4시간, 워킹대디 1.8시간으로 여성이 남성의 거의 2배였습니다. 직장생활·경제활동은 워킹맘 7.5시간, 워킹대디 8.9시간으로 워킹대디가 더 길었습니다.

서울연구원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사진=연합뉴스


연구원은 배우자와의 자녀 돌봄 분담 비중과 만족도에 따른 정신건강 문제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워킹맘에서 돌봄 비중이 증가할수록 우울·불안·자살 생각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육아휴직의 경우 만 0∼9세 자녀와 함께 사는 20∼64세 기혼자 807명을 조사한 결과 워킹맘의 30.3%, 워킹대디의 46.4%가 '직장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답해 여전히 회사 눈치를 보는 곳이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워킹맘 가정의 53.1%는 부모로서 겪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돌봄 공백'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2022년 결혼 적령기인 서울 미혼 청년 중 15.8%는 '향후에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작년 서울의 연간 혼인 건수는 3만 6,324건으로, 2010년(7만 466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통계청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이었습니다.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청년 세대가 여러 장애물을 넘어 혼인하고 애를 낳아도 육아와 돌봄의 장벽에 부딪히고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연구원 '서울 워킹맘·워킹대디의 현주소' 인포그래픽스


연구원은 출산 직후부터 양육자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심화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는 엄마가 주로 아이를 키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해 여가·신체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개발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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