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삼식이 삼촌’ & ‘The 8 Show’…2024 OTT 기대작, 상반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까
입력 2024-05-31 15:46 
(좌)‘삼식이 삼촌’(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The 8 Show’(사진 넷플릭스)
[Pop Culture]
디즈니+ ‘삼식이 삼촌 & 넷플릭스 ‘The 8 Show

2024 상반기 OTT 기대의 화제작 두 편이 나란히 공개됐다. 먼저, 배우 송강호의 첫 시리즈 작품으로, 데뷔 34년 만에 송강호가 ‘드라마 신인상을 거머쥐게 할지 기대감을 높이는 ‘삼식이 삼촌과, 공개 전부터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불리며 특유의 개성과 스토리, 호불호 넘치는 결말로 문제적 작품의 탄생을 알린 ‘The 8 Show더 에이트 쇼까지. 두 개의 작품 모두 공개 직후 OTT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송강호가 선택한 첫 시리즈, ‘삼식이 삼촌
2024년 5월 15일 공개 /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삼식이가 무슨 뜻입니까?”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 다 먹였다고, 자기 식구 굶기지 않는다고.”(김산)
누군가는 반가움을, 또 누군가는 의심의 눈빛을, 간절함을, 경멸의 시선을 담아 부르는 삼식이 삼촌. 매 작품마다 ‘송강호다운 모습으로 캐릭터와 일체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송강호가, 연기 인생 첫 시리즈물로 선택한 작품 ‘삼식이 삼촌에서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인물 ‘박두칠 역으로 분했다. 극은 격동의 시대 각자의 목표를 향해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혼돈으로 가득한 1960년 대한민국. 박두칠은 친근하면서도 너털거리는 웃음 뒤로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빠른 상황 파악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가의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오직 먹고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살길을 개척하며 살아온 그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귀족으로 불리는 기업인 모임 ‘청우회 멤버가 되는 것. 이를 위해 박두칠은 모든 수단을 이용해 권력자들의 뒤를 봐주고, 영향력을 키워오며 일명 삼식이 삼촌으로 불린다. 어느 날, 그는 대한민국을 ‘국민 모두가 배불리 먹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을 만나게 된다. 미국에서 먹는다는 음식 피자, 아직은 낯선 이 신문물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박두칠은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한편 대한민국을 산업 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김산의 계획. 열정은 넘치지만 평생 해온 공부도 현실의 벽 앞에선 무용지물이 되고, 절망과 무력감을 느끼던 그에게 다가온 박두칠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어주는 제안을 한다. 복은 복인지 아는 놈에게 가야 복이 됩니다. 복인지 모르는 놈한테 가게 되면 그 복이 독이 되고, 독이 퍼져요.”(박두칠) 결국 김산은 박두칠의 손을 잡는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는 시대에서 그들을 둘러싼 정치인, 경제인, 군인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고, 각자의 계획이 충돌하게 된다.
▶ 튼튼한 서사+입체적 인물 구조+변화된 관계 속 쫄깃함 선사
박두칠 역의 송강호는 언제나처럼 친근한 마스크 속 은밀하게 전략을 짜는 모습, 속내를 알 수 없는 관망하는 모습으로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장기를 한껏 펼친다. 짧은 호흡 대신 긴 호흡을 요구하는 드라마에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고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은 배우 송강호의 강약을 조절하는 연기와, 주변 캐릭터와의 긴장감 넘치는 서사, 스토리 구조에 있다.
김산의 꿈을 정확하게 파악해 바라보는 삼식이 삼촌. 믿음과 의심, 그 경계 사이에 서 있는 송강호와 변요한의 조합은, 시청자들 또한 그들의 ‘원대한 계획 속으로 한순간에 끌어 당긴다. 한편 차기 지도자 후보로 주목받는 인물 ‘강성민(이규형)은 야망이 크고 잔혹한 듯하지만 정신적으론 나약한 복합적인 캐릭터다.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걸림돌은 삼식이 삼촌의 손을 통해 처리해오며 이득을 챙기지만, 서로의 비밀을 간직한 이상 긴장을 놓치는 순간 상대에게 곧바로 삼켜지게 된다. 서로가 버거워진 송강호와 이규형 관계 역시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긴장감 속에서 서서히 변해 간다. 이 밖에도 진기주, 서현우, 오승훈, 유재명, 주진모 등 실력파 배우들이 극중 주요 인물들로 포진해 눈길을 끈다.
‘삼식이 삼촌 스틸컷(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삼식이 삼촌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영화 ‘동주의 각본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각본상, 제25회 부일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하며 뛰어난 필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첫 번째 시리즈 작업인 ‘삼식이 삼촌은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 선보인 것 역시 하나의 이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개가 느릿한 듯하지만 서서히 쌓이는 이야기의 뿌리가 매우 튼튼하다. 대사나 장면에 담긴 감정 또한 빠른 배속으로 보기엔 아쉽다. 선공개된 5화 이후부터는 혼란스러운 시대적 배경만큼이나 주인공들의 입체적인 모습과, 급격한 관계의 변화를 예상케 한다. 그들이 꿈꾸는 계획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삼식이 삼촌은 총 16부작으로 5월 15일 5부작을 먼저 공개했다. OTT 플랫폼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FlixPatrol(플릭스패트롤)의 발표에 따르면(5월 16일 기준) 이틀 연속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및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독특한 전개와 세심하게 창작된 이야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필수 시청 시리즈가 될 것이 확실하다”(-「The Economic Times」)는 평을 받으며 순항을 알린 ‘삼식이 삼촌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2회차씩(마지막 주 3회) 공개될 예정이다.
극명한 호불호? 문제의 화제작 ‘The 8 Show더 에이트 쇼
2024년 5월 17일 공개 / 넷플릭스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사기를 당해 막대한 빚을 지고 한밤중 한강 다리 앞에 선 한 남자가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다리에 오른 ‘진수(류준열)에게 갑자기 낯선 이에게서 문자가 온다. ‘당신이 포기한 당신의 시간을 사고 싶습니다라는 메시지와 거액의 돈, 그리고 도착한 ‘The 8 Show(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 고민은 짧다. 다시 없을 일생의 기회를 찾기 위해 그는 자신 앞에 도착한 리무진에 오른다.
리무진이 그를 이끌고 간 곳은 커다란 창고. 빨간색 레드카펫이 깔린 입구를 지나보니 8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비밀스런 공간이 드러난다. 단색 유니폼과 룰이 적인 안내책, 자신의 층 수가 적혀진 카드를 들고 있는 ‘3층 진수 외에도, ‘8층(천우희), ‘7층(박정민), ‘4층(이열음), ‘6층(박해준), ‘2층(이주영), ‘5층(문정희), ‘1층(배성우)까지 8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의 참가자들이 된다. 게임은 시간이 ‘0이 되거나, 참가자가 죽었을 때 자동으로 종료가 된다. 이들은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지만, 쇼가 시작된 후 각 층마다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인간의 탐욕과 양심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참가자들의 마음도 요동친다.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8명의 사람, 8개의 층. 수직 구조로 이루어진 계단을 통해 방을 배정받은 참가자들은,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불평등과 관계 속 갑과 을의 구도에 서게 된다. 이들은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이 아님을 알게 된다. 게임을 이어가려는 사람과 그만두려는 사람 간의 협력과 배신도 난무한다. 쇼의 방향을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7층(박정민), 눈치 100단으로 자기 손해는 절대 보지 않는 ‘4층(이열음), 말보다 행동과 주먹이 먼저인 ‘6층(박해준), 불의를 참지 못하지만 점차 갈등에 휩싸이는 ‘2층(이주영) 등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 속에서, 그 와중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인 ‘8층 세라(천우희)는 마치 연애 버라이어티 속 ‘메기의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쇼 안에서 난생 처음 맛보는 쾌락과 희열을 느끼며 예측할 수 없는 행보를 통해, 분열을 일으킨다.
▶ 계급 속 계급+인간의 원초적 본성 게임+그리고 미장셴
배우 류준열부터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그리고 배성우까지 8명의 배우들이 총집합한 ‘The 8 Show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 ‘더 킹 ‘관상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은 이번 ‘The 8 Show를 통해 처음으로 넷플릭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극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네이버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 한재림 감독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극의 중요 무대인 쇼의 공간을 ‘계단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참가자들이 계단을 올라간다는 상징이 이들의 계급 차이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 말처럼 1층과 8층의 방은 극렬한 명암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이 쇼 역시 ‘일종의 콘텐츠로, 참가자들을 지켜보는 주최자는 ‘재미를 느끼면 ‘상금을 주는 시스템을 통해 계급 속 계급 구조를 띤다. ‘The 8 Show 공개 전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불린 것 역시 이러한 지점이다.
‘The 8 Show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극은 점차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드러낸다. 참가자들의 쇼는 장기자랑 수준을 넘어서, ‘왕 게임처럼 절대 권력 구도로 이루어지기도, 또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변하기도 한다. 카메라 앞에서 먹방을 하는 ‘3층(류준열)의 모습이나,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참가자들, 물이 없는 수영장을 향해 다이빙을 하는 ‘8층(천우희)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광기 어린 모습은 과연 이 쇼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The 8 Show는 지난 5월 17일 8화 전화 공개 직후 기발한 블랙 코미디 시리즈라는 평과, 후반부 신파적 요소의 유무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평등해 보이지만 실제론 피라미드형 구조인 현대사회의 면면을 단순한 게임의 규칙으로 축소시킨 무대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은 충분히 진입장벽을 낮춘다.
무엇보다 앞서 공개한 예고편 속, 자타공인 쇼의 브레인인 ‘7층을 연기한 박정민의 ‘코코더(코 리코더) 영상은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극중 박정민이 시간을 벌기 위해 각자 장기자랑을 뽐내는 신에서 ‘코코더로 ‘왕벌의 여행을 연주하는 모습은 ‘귀르가즘을 불러 일으킬 정도. 이 장면은 리코더 왕벌의 여행 연주로 유명한 남형주 연주자의 소리에 박정민 배우가 손가락 싱크 연기를 했다고 알려졌다(손 동작은 정확하다는 비하인드가 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박정민은 출연료를 얼마를 받았길래?”라는 큰 의문을 자아내기도.
‘The 8 Show 예고 속 박정민(사진 넷플릭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넷플릭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2호(24.6.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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