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오늘(31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가중벌법(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적용해 김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습니다.
오늘(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 중인 가수 김호중 / 사진=연합뉴스
이른 아침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김 씨는 '사고 당시 만취 아니었다는 입장은 여전한가', '송치 앞두고 할 말은 없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한 뒤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는 데 관여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구속) 대표와 본부장 전 모(구속)씨, 매니저 장 모(불구속)씨 등 소속사 관계자 3명도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습니다.
사고 3시간 뒤 김 씨 옷을 입은 매니저 장 씨가 경찰을 찾아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자수를 했습니다. 김 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후로도 음주 의혹은 부인하던 김 씨는 CCTV 영상 등 음주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에야 뒤늦게 음주 사실을 인정했고 24일 구속됐습니다.
음주 여부에 대한 김 씨 측 입장은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술잔에 입만 댔다'→'소폭 1∼2잔, 소주 3∼4잔만 마셨다'로 줄곧 바뀌어 왔습니다.
경찰은 구속 이후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 사고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이었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사고 이후 이 대표를 비롯한 소속사 관계자들은 조직적 사고 은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와 김 씨는 함께 매니저 장 씨에게 허위 자수를 부탁한 혐의가 드러나 둘 다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장 씨는 이미 술을 마신 상태에서 허위 자수를 부탁받은 뒤 김 씨 차를 대신 몰아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혐의를 받습니다.
본부장 전 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고 역시 김 씨 도피를 도운 혐의(증거인멸, 범인도피교사 등)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매니저 장 씨의 허위 자수 과정에서 소속사 관계자들의 조직적·계획적 사건 은폐 및 조작이 있었음을 인지하고, 경찰서장을 팀장으로 '교통·형사 합동수사팀을 운영해 범죄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김 씨 측은 지난 21일 경찰 조사를 받고 비공개 귀가를 요청했으나 강남경찰서가 이를 거부해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며 경찰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