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다퉜다"며 집 앞 초소 찾아와 경찰에 말 걸어…40분만에 귀가
아내와 다퉜다며 야간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무단 외출을 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김연하 부장판사)는 오늘(29일) 조두순의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조두순과 검사가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1심은 지난 3월 조두순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구속했습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양형 조건이 달라졌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며 "피고인 주장처럼 배우자와 말다툼하고 더 큰 싸움이 이어지기 전에 자리를 피하겠다는 생각에 평소 자신 말을 들어주는 초소 경찰관에 면담을 요청하려고 준수사항을 위반하게 된 것이라는 경위를 참작해도 원심 형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판결 선고를 듣고 난 뒤 조두순은 "기각입니까. 그러면 아무것도 (변동사항이) 없는 건가요. 그렇습니까. 인사는 하고 가야죠"라고 말한 뒤, 법원 관계자들 안내에 따라 퇴정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전자장치 피부착자에 대해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것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위반행위는 단 1회라도 가볍게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의 이 범행으로 지역사회 치안과 행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벌금액을 양정하고 감액을 구하는 진술을 하는 등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의 경제 상황에 비춰보면 벌금이 실효성 있는 제재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복역한 뒤 2020년에 출소한 조두순은 지난해 12월 4일 오후 9시 5분께 '오후 9시 이후 야간 외출 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안산시 소재 주거지 밖으로 40분가량 외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그는 주거지 건물 1층 공동현관문으로부터 6∼7m 거리에 위치한 방범 초소로 걸어와 근무 중이던 경찰관 2명에게 말을 걸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경찰관의 연락과 함께 관제센터로부터의 위반 경보를 접수한 안산보호관찰소가 현장으로 보호관찰관을 보내면서 40여분 만에 귀가했습니다.
그는 "아내와 다퉜다"며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무단 외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