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퀴어축제 소송' 패소에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 올라온 "퀴어축제 소송 판결 이거 실화인가. 오히려 배상 받아야 될 쪽은 대구 시민들하고 시청 쪽이다"라는 내용의 글에 "법리 오해다. 항소해서 바로 잡을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3일이 흐른 뒤인 지난 27일에는 해당 글에 "단독 판사의 독단적 판결로 본다. 항소해서 합의부에서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댓글을 추가로 남겨 다시 한 번 항소 의사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6월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 퀴어문화축제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대구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는 퀴어문화축제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출동한 기동대 20개 중대 등 약 1,500여 명과 도로 불법 점거를 막기 위해 나선 대구시청 및 중구청 소속 공무원 500여 명이 몸싸움을 벌인 바 있습니다. 공권력끼리 충돌하는 극히 드문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당시 홍 시장은 "집회, 시위 신고만 있다면 집회 제한 구역이라도 도로점용 허가 없이 교통 차단을 하고 자기들만의 파티를 할 수 있도록 열어 준다면 대한민국 대도시 혼란은 불을 보듯이 뻔할 것"이라고 퀴어축제 개최를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이에 축제 조직위는 홍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4,000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내며 맞섰습니다. 집회 신고가 된 적법한 축제를 방해하고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다는 겁니다.
대구지법은 홍 시장과 대구시가 퀴어축제 측에 7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대구시가 도로법 등을 과도하게 해석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고, 이를 지시한 홍 시장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뒤늦게 집회가 열렸다는 점이 고려돼 위자료는 4,000만 원이 아닌 700만 원으로 산정됐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